이재명 대통령이 2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공식상영작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미간)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조속한 해결 목표를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안전 장치'로 미국 정부에 통화 스와프를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고, 이날 공개된 내용입니다.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구체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됐지만, 동시에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 있다"면서도 "혈맹 사이에 최소한의 이성을 유지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일본도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히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음에도 '협상 파기' 가능성 자체는 낮다고 본 겁니다.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의 여파와 관련해서는 "기업들이 미국 투자에 주저할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양국 동맹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조치가 의도적이었다고 보지 않으며, 미국이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고, 우리는 이에 대해 합리적인 조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공개된 <BBC> 인터뷰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한 핵동결 문제에 대해 "일종의 잠정적 응급조치이자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장기적인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현 상태에서 멈추는 것에는 유익한 점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과 미국이 '핵 동결'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수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약간의 신뢰도 있는 것 같다"며 "(협상 테이블에 앉을) 현실적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고착화되는 것에 대해선 "전 세계가 두 진영으로 나뉘고 있는데 사실 한국이 그 경계선에 있다"며 "(한국이) 지정학적으로 매우 위태로운 위치"라고 토로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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