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아침에 불현듯 떠오른 생각
2025-09-11 06:00:00 2025-09-11 08:11:07
"우리도 언젠가 항공모함을 만들 때가 올 건데 어디 댈 곳을 만들어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북한만 제압하면 모든 것이 다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본과 중국까지도 염두에 두고 안보 개념을 확장해서 생각해야 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입니다. 제주 해군기지 관련 비공개 회의에서 한 말씀이었습니다. 때는 평택 미군기지이전 사회갈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가던 2006년 늦가을로 기억합니다. 그러니까 간난신고를 거치면서도 미군기지 이전 국내외 갈등을 해결하는 경험을 쌓은 김에 제주 해군기지까지도 해보자는 대통령 지시를 받는 비공개 회의였습니다. 
 
부연하자면, 이러한 미션을 가슴에 담고 제주도를 오가면서 항공모함이 정박할 정도의 수심이 되는 곳은 강정마을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곳을 낙점하고 해군, 경찰, 국정원 등과 함께 전반적 갈등관리 설계를 했었습니다. 당시 필자는 평택 미군기지이전, 이라크 파병, 제주 해군기지 건설, 한미 FTA 등 국책사업 갈등관리를 도맡아 하는 사회조정비서관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그 당시 숱하게 많았던 국책사업 사회 갈등 과제 중에서 노 대통령 선견지명의 백미(白眉)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이라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요즘 한국의 조선산업이 미국의 상선은 물론이고 군함까지 만들어주는 시대에 이르렀으니까 항공모함을 우리 손으로 만드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입니다. 한미 군사협정에서 항공모함 관련 규제가 풀리면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른 말 같지만 꼭 짚고 가야 할 말은...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혜안(慧眼)을 한때 폐족(廢族)이라고까지 쏘아붙인 적이 있음을 분명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 비서로서 제주 해군기지 실무를 챙기고 추진했던 필자의 식견으로 볼 때 당시 민주당 주류는 평화(平和)로 위장한 왼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친중친북(親中親北)이었다고 평가하더라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지금 주류는 (과거사를 일일이 적시하지는 않겠지만)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바램이 있다면 매사에 제발 불나방이 되지 말고 차분하고 의젓해졌으면 좋겠다는 고언을 해둡니다. 
 
정재호 뉴스토마토 고문·K-정책금융연구소 소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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