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 인공지능(AI)컴퓨팅센터' 구축을 재추진합니다. 앞서 지분 비율·매수청구권 등 민간 우려로 사업이 두 차례 유찰된 가운데 이 같은 요건을 수정, 신규 공모에 착수한다는 방침입니다.
과기정통부는 8일 오후 열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과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가 AI컴퓨팅센터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업은 정부와 민간이 공동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약 2조5000억원을 투입, 비수도권에 1엑사플롭스(EF)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2028년까지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 이상을 확보하고 민관 협력으로 2030년까지 총 5만장 이상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제공에 힘쓰겠다는 입장인데요. 우선 산·학·연에 시급한 GPU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 GPU 확보 사업으로 올해와 내년 2만8000장, 슈퍼컴 6호기 구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9000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은 앞서 두 차례 유찰된 바 있습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 주도의 과도한 지분 구조 △자율성 저하 등이 꼽힙니다. 기존 공모에는 정부가 과반 지분(정부 51%·민간 49%)을 보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요. 정부가 과반 지분을 보유하면 SPC에 참여한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기업들을 망설이게 했습니다. SPC 청산 시 민간이 공공 지분을 이자를 얹어 매수해야 한다는 '매수청구권' 조항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 초 사업 공모 당시
SK텔레콤(017670), 네이버
(NAVER(035420)), LG CNS
(엘지씨엔에스(064400)) 등이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입찰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협의해 민간에서 우려하는 △지분 구조 △매수청구권 등 공모 요건을 조정하고 센터 구축 사업을 새롭게 추진할 방침입니다. 특히 기존 지분구조를 공공 51%, 민간 49%에서 공공 30% 미만, 민간 70% 초과로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공공 출자금에 대한 매수청구권조항도 삭제됩니다.
이번 공모는 이날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진행됩니다. 사업 참여 계획서는 내달 20~21일 접수가 이뤄지는데요. 이후 1단계 기술·정책 평가, 2단계 금융 심사를 거쳐 SPC 민간 참여자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SPC를 설립하는 게 정부 목표입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첨단 GPU 5만장을 조속히 확보해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로 활용하고자 한다"며 "향후 국가 AI컴퓨팅센터가 AI 모델·서비스, 첨단 AI반도체 등 AI 생태계 성장의 플랫폼이자 AI 고속도로 핵심 거점으로 AI 3대 강국 도약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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