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미 당국이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단속에 나선 뒤 한국 국민 300여 명을 구금하자 국내외에 '파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미국에 대응팀 급파를 검토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설 예정인데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한국과 미국의 외교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공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한국인 300여 명 체포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은 6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본부·공관 합동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매우 우려가 크고, 국민이 체포된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동 사건이 알려진 직후 이 대통령은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조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주미국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신속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을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외교부는 전날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에게 우리 우려와 유감을 전달하며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해당 사태 직후 외교부는 미 국무부를 비롯해 국토안보부 등에 정부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아울러 주애틀란타 총영사관에서 당국 및 주 정부와 계속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조 장관은 "(현지에) 신속하게 고위급 관계자를 파견하는 방안, 필요하면 제가 워싱턴을 직접 방문하여 미 행정부와 협의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필요하면 제가 워싱턴을 직접 방문해 미 행정부와 협의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DHSI) 등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현장에서 단속을 벌였습니다. 국토안보수사국은 브리핑에서 "불법 고용 관행과 중대한 연방 범죄 혐의와 관련해 진행 중인 수사의 일환이다"라며 단속 이유를 밝혔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 300여 명과, 채용 노동자를 포함해 총 475명이 구금됐습니다. 한국인 대부분은 회의 참석이나 계약을 위해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 상용(B1) 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했는데요. 이들은 체류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속 대상이 됐습니다. 체포된 사람 중 상당수는 추가 조사를 위해 이민자 수용시설로 이송됐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와 관련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주한미국대사조차 공석인 상황에서 우리 외교당국의 대응 공백이 드러났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가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위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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