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이 발목”…아쉬운 엔비디아 실적에 삼성·SK 촉각
데이터센터 매출 411억달러…시장 기대 미달
SK하이닉스 ‘기대’, 삼성전자는 ‘아쉬움’ 남겨
2026년 핵심은 HBM4…하반기 중 계약 전망
2025-08-28 12:14:21 2025-08-28 15:04:48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엔비디아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시장의 예상을 넘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 제재와 중국의 탈엔비디아 기류의 영향으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다만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HBM3E를 공급하던 SK하이닉스는 하반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된 반면, HBM3E 퀄테스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 삼성전자는 블랙웰 호조를 온전히 누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실상 엔비디아의 내년 출시 예정 제품인 ‘루빈’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으로, 차세대 제품인 HBM4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3일 미국 워싱턴의 앤드루 W. 멜론 강당에서 열린 AI 정상회에 참석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 467억4000만달러와 주당순이익(1주당 창출하는 이익) 1.05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LSEG의 예상(매출 460억6000만달러, 주당순이익 1.01달러)보다 높은 기록입니다.
 
다만 GPU와 AI 등을 반영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411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한 호실적이지만, 시장 예상치(413억4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AI 칩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면서 수출길이 막힌 영향입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H20을 출하하지 못하면서 45억달러의 감가상각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한편, 최근 중국이 백도어(Backdoors, 보안 및 인증 기능을 우회해 접근하는 것) 의혹을 제기하며 ‘탈엔비디아’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계속 중국 시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블랙웰을 중국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기회는 실제로 가능하다. 미국 기술 기업들이 AI 경쟁을 선도하고 승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며 미국 기술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5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먼저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하반기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HBM3E 탑재 제품인 블랙웰의 수요가 커지는 추세에서 SK하이닉스가 사실상 HBM3E를 단독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황 CEO도 “블랙웰은 세계가 기다려온 AI 플랫폼으로, 이전과는 다른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며 “블랙웰 울트라의 생산이 최고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수요는 엄청나다”고 인정했을 정도입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HBM3E 12단 퀄테스트에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블랙웰 호조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미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로 상반기 DS부문에서 타격을 받은 가운데,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H20 부품 생산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쉬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양사의 시선은 내년도 엔비디아의 신제품 ‘루빈’에 탑재될 HBM4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6세대(1c) 10나노급 D램을 적용한 HBM4 준비로 반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일찌감치 HBM4 샘플을 보내 ‘수성’에 나섰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HBM 제조사들의 HBM4 판매는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하반기에 공급 계약을 마무리하고, 연말이나 내년 연초부터 양산해야 적기에 공급사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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