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이 쏘아 올린 모임통장·카드, 전 금융권 먹거리로 확대
2025-08-26 13:39:54 2025-08-26 15:55:30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처음 선보인 모임통장과 모임카드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금융권은 물론, 카드사·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으로 확산하며 금융권의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금융사는 모임통장·모임카드를 통해 저렴하게 자금 조달을 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비용 공동 관리 등 편의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주계 은행·카드사 시너지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지난 8일 NH농협은행과 함께 'NH올원모임체크카드'를 출시했습니다. 이 카드는 'NH올원모임통장'과 연계돼 공동 경비를 보다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 금액의 0.2~0.3%를 무제한으로 청구 할인해주는 점이 특징입니다. 여러 모임을 운영하는 모임주를 위해 1인당 최대 5장까지 발급할 수 있게 했습니다. NH올원모임통장은 모임 전용 가상계좌를 부여해 모임주가 변경되더라도 기존 자동이체 거래가 유지되며, 회비 내역 자동 분류·모임 일정 알림톡 발송 등 관리 기능을 제공합니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신한은행의 'SOL모임통장'와 연계한 'Point Plan 체크(SOL 모임)' 카드를 공개했습니다. 국내외 결제 건당 0.2~1%의 마이신한포인트를 적립해주며, 건당 결제 금액이 50만원 이상일 경우 1% 적립을 적용합니다. 모임 수요가 많은 5월과 12월에 추가 적립 한도를 제공해 혜택을 강화했습니다. SOL모임통장은 모임장이 회비 관리를 위해 신규 계좌 또는 기존 계좌 전환을 통해 만들 수 있는 모임 전용 계좌로, 출시 3개월 만에 4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KB국민카드는 KB국민은행 모임통장 서비스인 'KB국민총무서비스'와 연계해 'KB국민 총무 체크카드'를 선보였습니다.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한식·커피 업종에서 5% 캐시백을 제공합니다. 혜택은 평일 결제 건에 한해 제공하며, 한식은 건당 2만~5만원, 커피는 건당 1만~5만원 범위 내 결제에만 적용합니다. KB국민총무서비스는 매월 지정된 납부일에 회비 납부자와 미납자 명단 파악 가능하고, 알림 발송을 통해 회비 납부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하나카드는 하나은행과 함께 '모임원 체크카드'를 운영 중입니다.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음식점·편의점·커피·구독 서비스 업종에서 5%를 돌려줍니다. 실적에 따라 환급 한도가 달라져 30만~50만원 구간은 월 최대 5000원, 50만원 이상은 최대 1만원까지 캐시백을 제공합니다. 하나은행 모임통장 서비스는 모임장이 모임을 만들고 초대하면 회비 내역을 모임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회비 납부일 자동 알림 기능과 함께 회비를 미납한 모임원에게 미납 사실을 자동 통보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모임통장은 지난 2018년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이후 금융권에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모임통장이 꾸준한 인기를 얻자 다른 인터넷은행은 물론 시중은행들까지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모임통장은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금융사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저원가성 예금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금융사 입장에서 모임통장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안정적인 자금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모임통장과 연계된 모임카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특성상 건당 결제 금액이 크고, 우량 고객 확보에도 유리해 카드사 입장에서도 효자 카드입니다. 지주계 카드사들은 같은 계열 은행과 함께 모임카드를 내놓아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역시 모임 자금을 편리하게 관리하고 공동 비용을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임통장과 모임카드는 공동 자금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며 "금융사 입장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예금을 확보할 수 있어 효자 상품"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주계 금융사들은 그룹 내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상부상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예보 한도 상향에 2금융도 참전
 
오는 9월부터 예금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까지 모임통장 시장에 가세했습니다. 특히 2금융권은 모임통장을 활용해 이자 비용을 절감하고 수신을 늘린 뒤, 이를 대출 영업 재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5일 모바일 뱅킹앱 'MG더뱅킹'에 모임통장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모임주는 앱 내 모임 게시판을 활용해 모임 일정이나 공지 사항을 공유할 수 있으며, 모임원이 알림을 설정하면 회비 규칙 변경이나 공지 사항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임원별 입금 내역을 자동 분류해주는 기능이 있어 회비 관리가 효율적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9월 모임통장 출시를 목표로 현재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서비스는 전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중앙회 전산망을 사용하는 67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합니다. 다만 중앙회는 시스템 개발 완료 후 저축은행 수요 조사를 거칠 계획이어서 실제로 몇 개 저축은행이 참여할지에 따라 서비스 효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9월 예금보호한도에 맞춰 모임통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금융사별 차별화된 혜택이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후발 주자들이 좋은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국카카오은행 서울오피스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최초로 모임통장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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