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연금 고작 월69.5만원…60∼64세 과반은 '0원'
통계청 '2023년 연금통계 결과'
연금 수급액, 최저생계비 절반 수준
2025-08-25 15:42:13 2025-08-25 16:37:3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65세 이상 고령층 10명 중 9명 이상은 기초연금이나 국민연금 등 연금을 받고 있지만, 연금 수급액은 월평균 7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4만5000원가량 늘었지만, 여전히 1인 기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또 정년퇴직 후 연금 수령 연령에 도달하지 못한 60~64세,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소득 공백)' 구간의 절반 이상은 연금소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연금…절반은 '25만~50만원대'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연금통계 결과'에 따르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직역연금(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과 같은 연금을 1개 이상 수급한 65세 이상 인구(연금 수급자)는 863만6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45만4000명(5.6%) 증가했습니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연금 수급자 비율은 90.9%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늘었습니다. 10명 중 9명 이상이 연금을 받고 있다는 의미로, 연금 수급률은 수급자가 늘면서 2016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입니다. 11개 연금제도 중 2개 이상 연금을 수급한 동시 수급자 비율도 37.7%에 달했습니다. 
 
연금 수급자가 받은 월평균 수급액은 69만5000원으로 전년(65만원)보다 4만5000원(6.9%)가량 늘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1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월 124만6735원인 것을 고려하면, 연금 수급액은 최저생계비의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특히 모든 연금 수급자를 월평균 받은 수급 금액 순으로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수급자가 받는 중위 금액은 46만3000원이었습니다. 
 
연금 수급자의 수급금액 비중은 25만~50만원대가 50.9%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만~100만원(31.1%), 100만~200만원(8.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25만원 미만대의 비중은 19.9%에서 4.0%로 15.9%포인트나 급감한 반면, 25~50만원은 10.5%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연금 종류별로는 기초연금 수급자가 646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연금 수급자는 476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초연금은 월평균 29만2000원, 국민연금은 45만2000원을 각각 수령했습니다. 
 
최재혁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기초연금이 (전체 수급액의) 아래쪽을 차지한다"며 "2022년에 25만원 근방에 (기초연금 수급액이) 많이 있다가 기초연금이 물가상승률을 일부 반영하면서 25만원 경계를 넘어간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5만원 미만에 있던 사람들이 25만~50만원으로 대거 넘어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소득 크레바스' 구간 2명 중 1명 연금 0원…'소득 공백' 우려
 
가구로 보면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가 있는 가구는 651만4000가구로, 수급률은 95.8%였습니다. 이들 가구는 월평균 89만8000원의 연금을 받았습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가 속한 가구 중에서 연금 수급자가 없는 가구는 28만9000가구로 집계됐습니다. 1인 가구 중에 연금을 받는 가구는 201만2000가구로, 월평균 62만1000만원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60∼64세 구간입니다. 정년 이후 소득은 끊겼지만 연금은 시작되지 않는 '소득 크레바스' 구간에 해당하는 60∼64세의 연금 수급률은 42.7%에 그쳤습니다. 절반 이상이 연금소득이 전혀 없는 셈입니다. 이 연령대의 월평균 연금 수급액은 100만4000원이었으며, 60∼62세 수급률은 24.8%에 불과했습니다. 다만 연금 개시 연령에 접어드는 63∼64세는 69.9%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소득 수준에 따른 차이도 컸습니다. 주택 소유자는 월평균 115만8000원을 받았지만, 무주택자는 80만1000원에 그쳤습니다. 등록 취업자의 연금 수급률은 45.3%, 미등록자는 39.7%로 나타났습니다.
 
연금 가입률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연금 가입 현황을 보면, 18∼59세 청장년층 가입률은 81.0%로 전년보다 0.8%포인트 늘었습니다. 중복 가입률도 33.1%로 소폭 증가했습니다. 월평균 보험료는 34만4000원이었습니다. 특히 등록 취업자의 가입률은 95.1%에 달했고, 이들의 월평균 보험료는 39만4000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미등록자는 가입률이 52.5%에 불과했고, 보험료도 16만1000원에 그쳤습니다. 
 
최 과장은 "연금제도가 정착돼 가는 과정으로, 가입과 수급이 차곡차곡 쌓여 숙성되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최재혁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23년 연금통계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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