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풀무원식품, 배당으로 줄줄 새는 현금…수익은 '공중분해'
외환차손·금융비용 지출로 당기순이익 '10억원' 불과
상반기 배당금 2배 늘려 200억원 지급 지주사 살리기
차입금 상환과 투자 부담 지속으로 현금성자산 유출
2025-08-25 06:00:00 2025-08-2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1일 11: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풀무원식품이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동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무리한 해외사업 확대로 인한 자본적지출(CAPEX)이 이어진 가운데 지주회사인 풀무원(017810)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이뤄지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00억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많은 경상 투자 금액에 잉여현금흐름(FCF)도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 가운데 해외법인이 적자 지속 등이 풀무원의 연결 재무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풀무원식품이 총대를 멘 모양새다. 
 
(사진=풀무원)
 
영업이익 75% 이상이 금융비용으로 지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풀무원식품의 누적 매출액은 1조22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1868억원) 대비 3.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52억원에서 196억원으로 29.28% 급증했다.
 
외형성장이 이어진 가운데 판관비율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원가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0.95%포인트 늘어난 반면, 같은기간 판관비율은 1.16%포인트 줄어든 15.74%를 기록했다. 비용의 성격별 분류를 보면 광고비와 판매촉진비와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기타 비용 등이 줄었다.
 
이 같은 비용 감축 노력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61%로 개선됐다. 앞서 풀무원식품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2년 0.84%에서 2023년 1.62%, 2024년 2.12%로 점진적으로 강화됐다. 특히 이 수치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인 1.28%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풀무원식품의 당기순이익은 10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동기(69억원) 대비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채권 등 외화자산 평가금액이 지난해 대비 감소하면서 외환차손 및 외화환산손실이 3억원에서 50억원으로 급증한 영향이다. 상반기 기타영업외비용은 6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6억원 대비 약 4.7배 늘었다.
 
영업이익의 75% 이상이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간 점도 당기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이 중 이자비용만 136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자비용이 지난해 동기(148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앞서 3년간 풀무원식품의 이자비용은 2022년 185억원, 2023년 279억원, 2024년 28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금융비용은 현금 유출로도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풀무원식품이 차입금과 사채 1364억원, 신종자본증권 170억원 등을 상환하면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3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장·단기대여금과 투자자산, 유형자산의 취득(CAPEX)이 늘면서 투자활동현금흐름도 259억원이 순유출됐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97억원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220억원에서 CAPEX 비용 421억원이 지출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약 2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FCF는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으로, 적자 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금 확대…실적 개선 '우선'
 
이 같은 당기순이익과 현금자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풀무원식품이 배당금을 전년 동기(11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린 200억원 규모로 지급해 눈길을 끈다.
  
풀무원식품이 잉여현금흐름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확대한 데에는 지주사인 풀무원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풀무원식품은 풀무원의 100% 자회사로, 배당금은 모두 지주사인 풀무원으로 흘러가는 구조다. 실제로 풀무원의 올해 상반기 매출 가운데 임대수익과 배당수익은 241억원을 기록했다. 별도기준 매출액 693억원 중 약 3분의 1을 배당수익이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풀무원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41.95%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지만,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330.69%에 달했다. 지난해 말 대비 31.1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일본법인의 저조한 수익성과 국내 녹즙시장의 높은 경쟁 강도 등으로 해외부문과 건강케어제조유통부문의 저조한 수익성이 계열 전반 이익창출력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풀무원식품 역시 부채비율이 213.03%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이에 풀무원의 계열사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2021년 풀무원푸드앤컬처에 350억원, 풀무원샘물에 151억원, 풀무원건강생활에 100억원 총 601억원에 이어 2023년 풀무원샘물 312억원 등 연결자회사에 대해 913억원의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여기에 신종자본증권 상환으로 인한 부담도 겪고 있다. 풀무원이 지난 2023년 1199억원, 2024년 1523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신종자본증권 1130억원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864억원, 2024년 신종자본증권 700억원을 상환하면서 부채비율은 300%를 상회하게 됐다. 상반기 말 여전히 1695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이 남아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차입부담은 외견상 지표 대비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풀무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법인 별로 예상되는 현금흐름 등을 고려한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배당금을 지급한 것"이라며 "해외식품제조유통사업의 수익 개선을 통한 턴어라운드를 달성과 CAPEX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현금흐름을 창출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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