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구속)결정타는 '증거인멸 우려'…되돌아본 ‘김건희 거짓말'
김건희, 상황 모면하기 위해 시기마다 다른 해명
20년 전 샀다 주장했지만...목걸이 10년 전 출시
디올백도 거짓말 논란…지금은 소재도 오리무중
2025-08-13 17:08:45 2025-08-14 08:34:26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지난 3년여간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거짓으로 대응해온 윤석열씨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결국 구속됐습니다. 그간 정치권과 언론의 숱한 의혹 제기에 대해 가짜뉴스 등으로 몰아갔던 김씨의 발목을 잡은 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12일) 밤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김씨가 거짓 진술 등을 하여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겁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김씨 구속 여부를 가른 '스모킹건'은 특검이 재판부에 제출한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진품과 모조품, 이에 대한 김씨의 거짓말이었습니다. 
 
김씨는 고가 목걸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 매번 상황에 맞춰 진술을 바꿔왔습니다. 목걸이가 처음 문제가 된 것은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관련 순방입니다. 대통령실은 2022년 6월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동포 초청 간담회장에서 김씨가 해당 목걸이를 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김건희특검은 서희건설이 김건희씨가 지난 2022년 6월 해외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신고 누락 논란이 불거졌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직접 구매해 김씨에게 전달했다는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김씨가 착용했던 목걸이는 스몰사이즈가 6200만원, 라지사이즈는 1억원가량에 판매되는 초고가 목걸이입니다. 해당 목걸이는 최소 6000만원을 넘기 때문에 공직자윤리법상 재산신고 대상입니다. 공직자윤리법은 품목당 500만원이 넘는 보석류를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윤석열씨는 20대 대선이나 대통령 취임 이후 귀금속을 신고한 바 없습니다. 
 
목걸이가 문제되자 대통령실의 최초 해명은 "현지에서 빌린 거라 재산 신고에서 누란된 건 아니다"였습니다.
 
2022년 8월3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해당 목걸이와 재산신고 누락에 관해 문제가 제기되자 윤재순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렸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매한 것으로 금액이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목걸이는 처음 논란이 됐던 시점부터 이미 '현지에서 빌린 게 아닌 지인에게 대여한 것이다'로 말이 바뀐 겁니다. 그러나 빌려준 지인이 누구인지, 구매한 계약서는 있는지 대통령실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김씨는 또 말을 바꿉니다. 서울중앙지검에 목걸이 관련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선 목걸이가 진품이 아닌 모조품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김씨는 이 목걸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는 취지로 서면을 제출했습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김건희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의 주장과 공교롭게 맞아떨어지는 목걸이를 발견합니다. 발견된 장소는 김씨의 오빠 진우씨의 장모 주거지였습니다. 목걸이가 발견되자 김씨는 해당 목걸이가 500만원 이하인 모조품이기 때문에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김씨는 지난 6일 특검 조사 과정에서도 해당 목걸이에 대해선 "모조품이지만, 어머니께 선물했던 것을 빌려서 착용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에서 빌렸다는 해명부터 시작해 지인에게 빌렸다는 해명, 20년 전 어머니에게 드리기 위해 홍콩에서 모조품을 사서 선물했고 그걸 자신이 다시 빌렸다는 해명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해당 목걸이는 2015년 이후 출시됐습니다. 김씨는 특검에서 거짓을 진술했던 겁니다. 
 
김씨의 거짓말을 추가적으로 밝히는 증거는 특검도, 김씨도 생각지 못한 곳에서 나타났습니다. 서희건설 측에서 해당 목걸이는 자신들이 구매해 김씨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자수'한 겁니다. 
 
지난 12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특검에 자수서를 제출했습니다. 김씨에게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사줬다는 내용입니다. 특검이 김씨 오빠의 장모 집에서 발견한 목걸이는 실제로 모조품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회장 스스로 해당 목걸이 진품을 김씨에게 선물했다는 사실을 밝힌 겁니다. 이로써 김씨는 특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모조품 이야기에 방범을 찍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됐습니다. 
 
이 회장이 자수서를 제출한 다음날 열린 김씨의 영장심사에서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받은 게 맞느냐"라고 물었고, 김씨는 "받지 않았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 대답을 마지막으로 김씨는 구속됐습니다. 
 
이 회장이 김씨에게 선물했던 고가 목걸이가 문제가 되는 건 이 회장의 사위에 대한 인사 청탁 의혹과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이 회장의 사위 박성근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2022년 6월 한덕수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됐습니다. 실제로 한 전 총리는 지난 2022녀 6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 제 비서실장 뽑아달랬더니 전직 검사님(박성근)을 딱 (뽑으셨다)'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 해당 목걸이는 돌려받았다고 했습니다. 해당 목걸이를 돌려받은 시기는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 사이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최재영 목사가 김씨에게 디올백을 선물해 논란이 됐던 때와 겹칩니다. 
 
김씨가 받은 디올백에 대해서도 대통령실과 김씨는 거짓말로 일관했습니다. 정진석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해 7월1일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김씨가 받은 디올백은 있는 포장 그대로 대통령실 청사 내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김씨가 받았던 디올백은 어디 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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