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공천 개입 열쇠는 '이준석 황금폰'
특검 압수수색에 정국 '파장'…대화 메시지·GPS 동선 '증거'
2025-07-29 18:15:27 2025-07-29 18:24:0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자택·의원 사무실에 대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정국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특검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이 대표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는데요. 이른바 '이준석 황금폰'으로 불리는 이 대표의 휴대전화는 '윤석열씨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전모를 밝힐 핵심 증거물로 꼽힙니다. 휴대전화에는 김건희·명태균씨와의 대화 녹음 파일, 메시지, GPS(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 동선 기록 등 핵심 증거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 대표의 휴대전화가 공천 개입 의혹을 풀 열쇠가 될 수 있을지 특검의 포렌식 결과에 이목이 집중됩니다. 
 
김건희 특검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의원실 및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이준석 의원실로 특검팀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휴대전화…명태균 게이트 '판도라 상자'
 
29일 정치권에선 '공천 개입 의혹'의 퍼즐을 풀 핵심 증거물로 이 대표의 휴대전화를 꼽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명태균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김소연 변호사가 이 대표의 휴대전화를 반드시 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김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폰, 박유하 폰(최근 캐나다로 도망), 김연기 변호사 폰, 강은규 보좌관 폰(천하람 의원실 보좌관), 김철근 폰 등 저 5명의 폰을 압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변호사가 언급한 사람들은 모두 이 대표와 연관돼 있습니다. 박유하씨는 이준석 의원실에서 선임비서관으로 근무했고, 김연기 변호사는 이 대표 측 변호인으로 활동 중입니다.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이 대표의 핵심 측근 인사입니다. 
 
최근 정치권에선 특검이 이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박유하 전 비서관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 전 비서관은 대선 이후 의원실에서 나왔는데요. 현재 캐나다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표와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했던 만큼 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도 윤씨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규명할 증거들이 다수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결국 이 대표를 비롯해 그와 가까웠던 인사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해야 윤씨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의 전말을 밝힐 수 있다는 게 김 변호사의 주장입니다. 김 변호사는 이후 또다시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대표에게 "기존에 쓰던 폰까지 전부 다 제출하라"고 거듭 압박했습니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오전 노원구 상계동과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이 대표 자택,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휴대전화를 포함해 문서 자료와 PC 내 파일 등을 확보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윤씨 부부와의 공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와 총선 당시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특검팀은 공천 개입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조만간 이 대표를 소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건희 대화' 녹취 다수…포항시장 공천 의혹도 확인
 
특검이 이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경우, 그의 휴대전화에 담긴 내용이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입니다. 실제 이 대표의 휴대전화에는 김건희·명태균씨와의 대화 녹음 파일과 메시지, 과거 자신의 GPS 동선까지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통화 내용 녹음 시 자동적으로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되도록 설정해놨다고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이던 2022년 4월에 김건희씨에게 공천과 관련해 만나자는 제안을 했던 통화 녹취 내용도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습니다. 해당 녹취에 따르면 김씨는 이 대표에게 "우리 대표님"이라고 말하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녹취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 경북도당 위원장인 김정재 의원이 이른바 '여사의 의중'을 팔면서 현역 포항시장을 컷오프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실제 김씨의 의중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나온 대화 내용이었습니다. 
 
이 대표는 명태균 게이트 취재 때인 지난해 <뉴스토마토>와 만났을 때 김씨의 통화 녹음 내용을 들려줬습니다. 포항시장 공천 개입 의혹 등 관련 제보도 자신의 휴대전화를 통해 확인해줬습니다. 
 
애초 이 대표는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윤석열씨가 특정 인물에 대한 공천을 언급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는데요. 그러다 2024년 11월14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씨가 특정 시장과 구청장 후보를 공천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을 시인하게 됩니다. 이후 포항시장뿐만 아니라 경기 평택시장과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 개입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특히 이 대표는 과거 본지와의 만남에서 김씨와 공천 관련해 나눈 대화들이 본인의 휴대전화에 있다는 언급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이 대표가 언론 보도의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기 위한 용도로 활용했던 자신의 GPS 동선 기록도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25일 구글 GPS 동선 기록까지 공개하며 자신이 명씨를 2021년 3월5일에 만났다는 <뉴스토마토> 보도를 적극 부인한 적이 있는데요. 이 대표의 동선 기록들을 통해 과거 행적들을 유추할 수 있다면 공천 개입 의혹을 규명하는 데 조금이나마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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