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관련 중장기 전략과 구체적 실행 현황, 계획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온라인 간담회 영상 캡처)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29일 미국 의약품 관세 대책 및 하반기 경영 전략을 설명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정진 회장이 발표자로 나서 셀트리온이 그동안 수립한 미국 관세 관련 전략과 구체적 실행 현황 등을 설명했습니다.
서 회장은 "약가 인하 대상에 해당하는 셀트리온 제품이 없어 큰 영향은 받지 않을 전망이고, 의약품이나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관세 협상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회사는 관세 리스크 해소를 위해 CMO(위탁생산) 기업 인수, 자가 생산시설 확보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현지 원료의약품 시설을 보유한 기업 인수 추진을 꼽았습니다.
셀트리온은 미국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한 미공개 글로벌 기업 인수에 대한 독점 교섭 확약 체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인수 대상 기업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앞서 셀트리온은 6개월 전부터 미국 수출 시 발생하는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고 현지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 원료의약품 c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 인수를 추진해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서 회장은 "인수를 추진 중인 기업은 미국 내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서 수년간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들을 생산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셀트리온은 미국 현지 공장에 대한 확정 실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확정 실사 결과에 따라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면 오는 10월 초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인수 대상 기업은 미국 내 판매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구체적인 인수 비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서 회장은 운영 등 제반 비용을 모두 포함했을 때 약 7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 회장은 "관세 범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략 현지 생산시설 증설에 3000억원에서 700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고 송도 2공장의 1.5배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 인수 절차가 모두 끝나면 미국에서 판매 중인 주력 제품들을 현지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어 해당 제품들에 대한 의약품 관세를 완전히 회피할 수 있게 됩니다. 셀트리온은 이번 현지 생산기업 인수로 미국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또한 인수 기업의 cGMP 시설의 50%는 CMO 계약을 통해 피인수 회사의 바이오의약품을 5년간 독점 생산할 수 있습니다. 즉 인수 후 바로 수익 창출이 가능해 회사 측은 투자금 회수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의약품 판매 추이와 신규 제품 출시 타임라인 등을 고려해 추가 증설도 곧바로 착수할 예정입니다. 현지 생산 캐파 확대를 통해 현지 시장 대응력을 키우는 한편, 미국에서 판매될 후속 신규 제품군도 관세 영향권에서 탈피시킨다는 전략입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관세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한 2년치 재고 미국 이전, 현지 CMO 기업 계약 확대 등 중단기 전략에 이어 관세 위험 헷지의 근본적 해결책인 현지 공장 인수까지 완료해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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