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14일 국회에서 열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개회조차 못한 채 산회됐습니다. 이후 재개된 회의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자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 시위를 이어가자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청문회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시작 직전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최민희 독재 OUT' 피켓을 들고 항의했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이 독재했지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독재했냐"며 "청문회와 (피켓 내용이) 무슨 상관이냐"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시 고성으로 맞받아치며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최 위원장은 "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서 위법 또는 국회 규칙을 위반해 회의장의 질서를 어지럽혔을 때 위원장은 이를 제지할 수 있다"라며 "회의장이 소란해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인정될때는 회의를 중지할 수 있다"고 전하며 산회를 선포, 퇴장했습니다.
최형두 간사는 최 위원장의 산회 선포 이후 "우리는 후보자에 대해 정보통신 정책 검증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지금까지 자료 제출 안 된 것이 많고 근본적으로 회피하려는 것 같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중에도 자료 제출을 해달라. 인사청문회를 끝까지 하겠다"며 속행 의지를 전했습니다.
산회 이후 약 1시간 20분이 지난 오전 11시22분, 최 위원장은 회의실로 복귀해 회의를 재개하고 "국민의힘 측 피켓은 오늘 청문회와 무관한 방해물이므로 최 간사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피켓을 제거한 후 청문회를 속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형두 간사는 이에 "국회 상임위 과정에서 노트북 앞에 붙인 피켓이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었다고 결정한 전례가 없다. 민주당 역시도 야당 시절에 많이 했다. 만일 위원장께서 질서 유지권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한다면 이것 또한 굉장히 큰 큰 오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김현 민주당 간사는 "22대 과방위에서 야당 하면서 단 한 차례도 피켓을 본 적이 없다"라며 "청문회와 무관한 내용의 퍼포먼스는 회의 진행방해가 명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지시로 피켓 스티커를 제거하기 위해 국민의힘 의원 주변을 둘러싼 국회 경호 인력(사진=뉴스토마토)
최 위원장의 지시로 국회 경호 인력이 피켓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야당이 불복하며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자 최 위원장은 11시37분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퇴장했습니다. 청문회 속행 예정 시간은 이날 오후 1시입니다.
한편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날 피켓 시위 배경으로는 지난 7일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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