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변압기와 송전설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효성중공업 등 국내 전력기기 3사는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들 기업은 최근 업무협약(MOU)과 신규 수주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등 향후에도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3분기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정책에도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오는 7월 말 발표될 2분기 실적에서 역대급 성적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증권사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은 각각 1조618억원, 2391억원입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3%, 13.4% 증가한 수치로, 전분기에 이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한번 경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성이 높은 북미 지역 변압기 매출이 확대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NH투자증권은 “세계 1위 변압기 업체로서 미국 시장 내 수주 확대와 공장 증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2분기 예상 영업이익률은 22.5%로, 고수익성 프로젝트의 본격 반영에 따른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LS 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전경(사진=LS일렉트릭)
LS일렉트릭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3276억원, 영업이익 124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3%, 13.40% 증가한 수치이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5일 보고서에서 “2분기부터 미국 내 AI·데이터센터를 향한 대규모 계약이 반영되기 시작해 매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액 1조3342억원, 영업이익 1295억원으로 파악됩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6%, 영업이익은 106.63%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2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2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10일 IBK투자증권은 “수익성이 높은 미국과 인도 지역 매출 비중이 확대되며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2분기 큰 폭의 이익 성장을 예측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의 400kV 240MVA 친환경절연유 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업계는 향후 10년간 전력기기 업황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들 기업은 기존 수주로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MOU와 신규 계약을 활발히 체결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날 노르웨이 벌크인프라스트럭처와 MOU를 체결해 전력 기자재 입찰 우선권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12일 파워일렉트로닉스와 글로벌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용 변압기 공동 개발 MOU를 맺었다고 발표하며, 재생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중순 스코틀랜드 스코티시 파워와 850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시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호조세로 인해, 오는 7월8일 종료되는 미국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끝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일부 기업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수입 비중이 높은 상황이어서, 상호관세 부과 실행 땐 전력기기 관세는 구매자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미국 전력기기 가격이 인상될 수 있고, 전력기기 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한 단계 레벨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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