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보험사들이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약환급금이 없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환급해야 할 금액이 큰 생명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상품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소비자가 표준형과 해약환급금 미지급형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하는 등 해약환급금이 없는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해약환급금 미지급형 상품은 해약환급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해약 시 지급해야 할 금액이 없으므로 관련 준비금을 따로 적립할 필요가 없어 배당 여력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ABL생명은 지난 18일 해약환급금 미지급형 상품인 'ABL우리아이THE보장보험'을 출시했습니다.
동양생명(082640)도 지난 16일 해약환급금 미지급형과 표준형, 만기환급형 중에서 고를 수 있는 '(무)수호천사꿈나무우리아이보험'을 개정 출시했습니다. 하나생명도 해약환급금 미지급형 '(무)하나로누리는건강보험'을 출시했고, 지난 4월에는 KB라이프와 푸본현대생명이 해약환급금 미지급형 상품을 각각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해약환급금 미지급형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 금리 하락기에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악화하면서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덜기 위해 적립 기준을 일부 완화했습니다. 킥스 기준을 기존 190%에서 170%로 낮추면서, 킥스 170%를 넘기는 보험사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을 규모를 현행 대비 80%까지만 쌓을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 완화된 기준의 실질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보험사는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배당 여력을 떨어트려 밸류업 기조에도 맞지 않다"며 "킥스 비율을 맞추기 위해 후순위채 등을 발행하고 있지만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약환급금이 없는 상품으로 고객 보험료 부담을 줄이면서 보험사도 준비금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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