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 우라늄 이전' 여부에 설전 지속
트럼프 "아무것도 옮겨지지 않아"
영국 FT "이란 고농축 우라늄 대체로 온전"
IAEA "이란 핵 프로그램 피해 입었지만 '완전 파괴'는 과장"
2025-06-27 12:19:40 2025-06-27 12:19:40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미국의 핵 시설 타격 이전에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다른 곳으로 옮겼는지 여부를 두고 연일 설전이 오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출은 없었다"며 단언하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 유력 언론에서는 우라늄이 미국의 공격 이전에 옮겨졌단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란-이스라엘 분쟁 중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이스파한에 위치한 이스파한 핵기술연구센터 터널 입구가 파손된 위성 사진.(사진=로이터 제공,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설에서 아무것도 밖으로 옮겨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현장에 있던 차와 소형트럭은 콘크리트 작업자들이 지하 공간 통로 윗부분을 덮기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핵 물질 이동이 "너무 오래 걸리고, 위험하며, 매우 무겁고 이동이 힘들다"고 강조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농축 우라늄이 옮겨졌다는 징후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었습니다.  
 
앞서 <CNN>과 <뉴욕타임스는> 미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이 국방정보국(DIA)의 초기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이란이 농축 우라늄 비축량의 상당량을 미국 공습 전에 옮겨 핵 물질이 거의 파괴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공격 이틀 전인 19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포르도 진입로에 16대의 화물 트럭이 늘어서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후 다음날 대부분 트럭은 시설 외부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 핵연료 반출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데요. 이날 오전 있었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기자회견도 기대와 달리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이란이 미국 공습 전에 고농축 우라늄을 옮겼을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검토한 정보에서는 보지 못했다"며 확답을 피했습니다. 
 
유럽 언론들도 이란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이란의 농축 우라늄이 미국의 폭격 뒤에도 대체로 온전한 상태일 가능성 있다는 초기 정보평가가 유럽에서도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복수의 관계자는 신문에 유럽연합 각국 정보에 제공된 예비 정보 평가를 인용해 농축 우라늄 비축분 408㎏이 이란이 포르도 핵시설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여러 장소에 분산되어 있었다면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이 대부분 그대로 담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장도 '이란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휴전 이후 처음으로 영상 메시지를 게시했는데요. IRNA 이런 국영 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위대한 국가 이란이 시온주의자의 가짜정권에 승리를 거둔 것을 축하한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해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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