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 '카나나', 베타 한 달…사용자 반응 '기대 이하'
CBT 한달만에 관심 급감
AI 전략에 그림자 드리운 ‘카나나’
투자 기대감 VS. 실질 성과 간 괴리
2025-06-23 14:23:19 2025-06-23 16:49:0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카카오(035720)가 야심차게 선보인 생성형 인공지능(AI) 메신저 ‘카나나’가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시장에서 뚜렷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카카오의 AI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카나나, 이달 초 신규 설치 하루 100건대로 급감
 
카카오는 지난달 8일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의 CBT를 시작하며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출시 초기에 관심을 끌었던 카나나는 이후 급격히 관심이 식은 분위기입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나나의 일일 신규 설치 수는 지난달 15일 1만8995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달 초에는 100건대로 떨어졌습니다. 
 
카카오는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콘텐츠 부문 실적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 아래 AI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대비 계열사를 20% 이상 정리하며 사업 구조 효율화에도 나섰습니다. 
 
그 일환으로 개발된 카나나는 사용자의 감정을 반영하고 그룹 대화 문맥을 이해하는 등 기존 생성형 AI와 차별화된 대화형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달리 불편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톡과의 연동 없이 별도 앱으로 출시된 점, 그룹 채팅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모든 대화 참여자가 앱을 개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운 구조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입니다. 
 
카카오가 선보인 생성형 인공지능 메신저 ‘카나나’가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시장에서 뚜렷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카카오)
 
카나나 초기 흥행 실패, 주가 상승 불확실성
 
최근 카카오는 네이버(NAVER(035420))와 함께 새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대표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투자 심리의 중심에 선 바 있습니다. 이재명정부는 향후 5년간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 확보와 데이터센터 증설 등 16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AI 미래기획수석에 네이버 출신 하정우 센터장이 임명되면서 기대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20일까지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각각 45.3%, 60.1%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의 핵심 AI 서비스 중 하나로 꼽히는 카나나의 실망스러운 초기 성과는 이 같은 주가 상승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를 겪은 바 있습니다. 2021년에는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주가가 상승했지만, 이듬해 관련 시장의 침체로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겪었습니다. 2022년에는 연간 기준 주가가 52% 하락했고, 지난해에도 29% 하락했습니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술 전략은 곧바로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에 따라 증권가도 카카오의 향후 주가 흐름은 본업 성장과 AI 전략의 실질적인 성과에 달려 있다고 분석합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AI 에이전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강력한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AI 기술이 실제 서비스와 어떻게 결합될 수 있을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가 선보인 생성형 인공지능 메신저 ‘카나나’가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시장에서 뚜렷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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