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촉발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개입 여부를 향후 2주 이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도움 없이도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인 포드로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AFP제공,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19일(현지시간) 공영방송 KAN과의 인터뷰에서 포르도 핵 시설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이란의) 모든 핵 시설을 타격할 것이고 그렇게 할 능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시설 제거를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했지만 미국의 도움 없이는 이란의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요. 특히 포르도 핵 시설은 중서부 산악지대 지하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미국만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관통탄인 '벙커버스터 GBU-57'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이스라엘도 GBU-28 등 벙커버스터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포르도 시설에 유의미한 타격을 주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의 갈등에 미국의 개입에 대해선 "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이지만, 모든 기여를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미국의 개입을 독려한 것입니다.
트럼프 "이란 공격 2주 내 결정"
미국도 포르도 핵 시설 파괴는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CBS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포르도를 파괴해야 과업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시간을 좀 더 갖고 싶어하는 모양새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진행되거나 진행되지 않을 수 있는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사실에 근거해 (이란을 공격)할지 안 할지를 향후 2주 내로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이란을 향해 최후통첩성 경고를 날리고도 최종 명령은 보류한 상태인데요. 전쟁을 개시했을 때의 여러 가지 리스크를 고려해 우선 2주라는 '외교의 시간'을 설정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스라엘 "이란, 집속탄 장착 탄도미사일로 공격"
한편 이날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집속탄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 떨어진 이란의 탄도미사일 가운데 최소 1발이 집속탄 미사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집속탄은 하나의 탄두 안에 수십에서 수백개의 새끼 폭탄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확산하는 살상무기로, 비인도적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번에 새끼 폭탄 중 하나가 이스라엘 텔아비브 부근 아조르 지역의 민가를 덮쳐, 소형 로켓에 맞먹는 피해를 줬다고 전했습니다. 또 어제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 병원에 날아든 이란 미사일로 인한 부상자는 240명으로 늘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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