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개인정보 재설계…"동의 넘어 새 기준 필요"
개보위, 개인정보 미래포럼 개최…AI 시대 개인정보 정의 논의
데이터 이동·결합 복잡해져…책임성·투명성 쟁점 부상
2026-05-20 16:32:56 2026-05-20 16:32:56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에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를 두고 정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개인정보가 수집·활용되는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기존 개인정보 보호체계가 AI 기술 변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는 20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제2차 2026 개인정보 미래포럼' 전체회의를 열고 'AI 시대의 개인정보 정의 재설계'를 주제로 논의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제2차 2026 개인정보 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원우 개인정보 미래포럼 민간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당연히 개인정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진짜 개인정보인지, 또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개인정보가 돼야 하는 게 아닌지 새로운 차원의 고민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근본적인 개념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방향을 수립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질문은 AI 시대에 개인정보를 어떻게 볼 것인가였습니다. 기존 개인정보 보호체계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와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중심으로 설계돼 왔습니다. 그러나 AI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 학습에 쓰이는 데이터, 여러 데이터가 결합된 정보, AI가 추론해낸 결과물까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개인정보 활용의 규모와 범위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입력한 텍스트, 음성, 이미지, 첨부파일 등은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처리될 수 있고, 일부 정보는 모델 개선이나 분석 과정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정보를 어떤 근거로 처리할 수 있는지, 이용자에게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는지, AI 학습이나 결합 과정에서 어떤 보호조치를 해야 하는지가 실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는 AI 시대 개인정보를 둘러싼 기술적·철학적 질문과 실무상 법적 쟁점이 함께 다뤄졌습니다.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AI를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낯선 지능'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I가 인간과 비슷한 언어를 구사하더라도 판단과 학습 방식은 인간의 상식이나 경험과 다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 교수는 "AI가 강력해질수록 인간이 중요하게 여겨온 가치와 규범을 어떻게 지켜내고 구현해낼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개인정보 처리의 법적 근거를 어떻게 세울지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됐습니다. 김도엽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AI 서비스가 기존 개인정보 보호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김 변호사는 "개인정보 보호법은 최소 수집 원칙을 두고 있지만, 인공지능은 최대한의 정보 수집을 지향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AI 시대에는 개인정보 처리 근거를 동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자유로운 선택에 따른 결정이어야 하는데, AI 서비스에서는 정보 처리 과정이 복잡해 이용자가 처리 목적과 범위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처리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처리방침 등을 통해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I 환경에 맞는 개인정보 규율 체계 정비 필요성도 대두됐습니다. 이정렬 개보위 부위원장은 "최근 AI 관련 내용을 담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며 "변화된 기술 환경에 맞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AI 시대 개인정보 보호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포럼 위원들은 현행 개인정보 보호체계가 AI 기술 변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고, 서로 다른 데이터가 결합되며,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가 생성되는 만큼 개인정보의 정의와 처리 기준도 기술 환경 변화에 맞춰 정교해져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개보위는 이번 미래포럼 논의를 바탕으로 AI 시대에 적합한 개인정보 정책 방향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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