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주요 사업 현장을 찾아 진두지휘에 나섰습니다. 현장 경영을 통해 호실적을 달성한 직원들을 격려하는가 하면, 장기 불황과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고전하고 있는 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경쟁력 집중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총수들이 직접 위기 대응과 미래 전략 점검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립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5공장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달 초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찾아 최근 가동에 들어간 5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사업 전략 전반을 점검했습니다. 5공장은 기존 1~4공장의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연간 18만ℓ 규모의 대형 생산시설로,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바 있습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과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바이오 사업은 삼성 내부에서 반도체에 이은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이번 방문을 임직원들의 성과를 직접 격려하고 바이오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확인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 직원들과 오찬을 하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올해 첫 공식 행보로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거점인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을 찾았습니다. 한화그룹은 이번 방문이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부문에 대한 현황 점검과 함께, 임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김 회장은 현장에 도착해 임직원들에게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급격한 시장 패러다임 변화로 소재·에너지 산업은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든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다"라며 "원가절감과 공장 효율을 높이기 위한 혼신의 노력과 동시에 끊임없는 혁신을 바탕으로 기술과 품질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지난 2월 구광모 (왼쪽 세번째)LG그룹 회장이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월 인도 현장 방문에 이어 이달 초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 내에 있는 ‘HLI그린파워’ 생산공장을 찾았습니다. HLI그린파워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인도네시아 최초의 배터리셀 공장입니다.
구 회장은 이곳에서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등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차별화된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LG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중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철저하게 포스트 캐즘을 준비하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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