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크레딧시그널)LG엔솔, 이익 착시 속 유동성 압박…경고음 커진다
조단위 투자에 현금흐름 악화로 순차입금 13.9조억원 돌파
IRA 보조금 축소 가능성…북미 중심 사업모델에 '정책 리스크'
2025-06-19 10:04:21 2025-06-19 1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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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북미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설비 투자와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 미국 정부의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보조금 확대 수혜로 외형상 수익성은 방어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실적은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순차입금이 동반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19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2650억원, 영업손실 8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도 316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손실 폭이 더 확대됐다. 다만 AMPC 보조금 수령액이 4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이를 반영한 조정영업이익은 3747억원, 조정영업이익률은 6.0%로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LG엔솔은 2021년 이후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거점에 배터리 생산 설비를 대규모로 구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본적지출(CAPEX)은 2021년 3.5조원에서 2023년 10조원, 지난해에는 12.5조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역시 3.3조의 투자가 집행됐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BEV(배터리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고객사의 배터리 재고조정 영향으로 설비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고,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설비 투자 규모가 영업현금창출(OCF)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은 만성 적자 상태에 빠져 있다. 2021년 -2조6000억원이던 FCF 적자 규모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6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외부 차입에 의존해 투자를 이어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현금흐름 악화는 LG엔솔의 차입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1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17조612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조216억원 증가했다. 순차입금도 13조8983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4800억원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99.2%, 차입금의존도는 28.3%로 다소 양호한 편이지만, 각각 전년 말과 미교했을 때 4.4%포인트, 4.2%포인트 상승했다. 순차입금 대비 조정 EBITDA 배율도 2.8배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점차 저하되고 있는 추세다.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단기 둔화와 투자 확대에 따라 실적과 현금흐름 간 괴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필수 투자를 중심으로 한 자금 집행의 효율화, 운전자본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관리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다만 LG엔솔은 4조원에 가까운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 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단기성차입금(3.1조억원)을 상회하는 현금성자산(3.7조억원)을 바탕으로 금융시장 내 신뢰도와 계열사 지원 가능성 등이 유동성 방어기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최대 변수는 미국 정치권의 정책 방향이다. 최근 미 하원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된 보조금 조기 종료안이 포함된 감세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 기한은 2032년에서 내년까지로 대폭 단축되며, 기업이 수령하는 AMPC 보조금의 종료 시점도 2031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 LG엔솔의 미국 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이러한 제도 변화는 수익성과 투자 전략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LG엔솔은 수주 기반 확대를 통해 실적 반등을 도모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약 400조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15배에 달한다. 특히 LFP, 고전압 미드니켈 등 중저가 제품과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수주가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 미시간 공장의 ESS 배터리 양산과 Honda JV 물량, 캐나다 Stellantis JV 물량 등도 AMPC 보조금 수령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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