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갈등 '점입가경'…출구 못 찾는 국힘
김 "여론조사 먼저" 송 "혁신위 구성부터"
친윤계 반대에 '김용태 패싱' 현실화 우려
2025-06-18 17:44:01 2025-06-18 17:44:01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국민의힘 투톱이 당 개혁을 놓고 정면충돌했습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안 찬반 여론조사 먼저", 송언석 원내대표는 "당 혁신위원회부터"를 외치며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전당대회 조기 개최엔 의견이 모였지만, 개혁의 방식과 주도권을 두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김용태 패싱' 논란까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친윤' 송언석 '마이웨이'
 
친윤(친윤석열)계인 송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수별 모임을 마쳤다"라며 "전당대회가 빠르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기에 열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초·재선 의원들과의 만남에 이어 이날도 3·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송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준비 과정과 날짜를 정하는 모든 게 최고위원회 의결사항"이라며 "지금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외하고 비대위원들이 공석이라서 다소 정치적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날짜는 미정이지만, 전당대회 조기 개최에는 의견이 모인 것입니다.
 
관건은 김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수용 방식입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개혁안 찬반을 확인한 뒤 즉시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송 원내대표는 여론조사보다 혁신위 구성이 먼저라는 입장입니다.
 
송 원내대표는 "혁신위는 김 비대위원장의 고뇌에 찬 제안을 다듬고 확장·발전시키기 위한 과정"이라며 "기본 취지는 저 포함 대다수 의원이 공감하는 사안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혁신위에서 김 비대위원장이 구상한 개혁안을 포함한 여러 혁신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입니다.
 
개혁안 여론조사를 안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안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건 아니"라면서도 "의원들 견해가 갈려서 당장 결론 내리기에 성급하고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혁신위를 통한 개혁안 논의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비대위원장은 "새로 뽑힌 원내대표도 혁신 의지가 강하다면 지금 즉시 (5대) 개혁안을 즉시 실행하면 되는데 혁신위로 공전한다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개혁 의지와 동력을 모으기 위해서 여론조사가 시급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원내대표가 선수별 의견을 모은 것처럼 당원 여조로 지역별, 연령별 당원 생각을 데이터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당원 의사를 묻는 것 자체가 대화로 설득할 갈등해결의 시작점인데 거부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송 원내대표에게 여론조사를 받아들이면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초강수까지 뒀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쇄신 방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구주류, 김용태식 개혁 "비민주적"
 
송 원내대표의 혁신위 강행은 사실상 '김용태 패싱'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날 패싱 가능성을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했는데요. 전당대회 일정과 관련해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새 비대위원장을 임명하거나 본인이 대행으로서 결정하겠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그것도 하나의 정치적 의사결정이 될 수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송 원내대표의 지지기반인 친윤계 구주류 의원들도 김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남에서 "개혁은 누구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며 "특정 세력만 개혁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견제했습니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이 개혁안이라는 이름으로 혼자 발표하는 것 역시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비대위원장 권한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나 의원은 "비대위원장이 원래 대통령 후보가 지명했기 때문에 여러 정당성 부분에서 부족한 게 많다"며 "개혁이 어떤 방향, 어떤 주체, 어떤 절차를 거치냐가 중요하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이런 것을 제대로 갖춰져야 제대로 된 개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비윤(비윤석열)계는 김 비대위원장의 개혁안과 찬반 여론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의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안이라면 받아들이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며 "당이 쇄신하고 변화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건 혁신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수용하느냐 그게 하나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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