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중국 기업에 첫 소송…기술 침해에 ‘정면승부’
미 법원에 티안마 상대로 7건
10년 넘는 통보에도 '묵묵부답'
중 확장 견제 위한 전략적 대응
2025-06-17 15:55:06 2025-06-17 16:03:22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티안마(Tianma)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처음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10여년간 특허 침해 사실을 통지하고 협상을 시도했지만 티안마가 응답하지 않자 정면 대응에 나선 겁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성장이 가파른 가운데, 이번 조치는 시장 확장을 견제하고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도 해석됩니다. 
 
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위크 2025' 전시 부스. (사진=연합뉴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티안마를 상대로 7건의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 대상에는 모바일용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차량용 LCD 패널이 LG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됐습니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소장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여년간 수차례 침해 통지를 전달하고, 라이선스 협상을 시도했으나 티안마 측이 이를 무시하고 관련 제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LG디스플레이는 일부 수주 기회를 박탈당하는 등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기업의 기술 무단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소송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기업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대상 특허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와 4년째 소송을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CSOT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BOE의 특허 침해를 인정받아,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승소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기술 침해가 실재함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시장 장악력이 거세지며 국내 기업들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LCD 시장은 오래전부터 중국이 독식하고 있으며, 중소형 디스플레이 점유율도 중국이 앞섭니다. 선단 기술인 OLED에서는 국내 업체가 1~2년 앞서고 있지만, 양국의 기술 격차와 점유율은 해마다 좁혀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67.2%로, 전년 대비 6.4%포인트 하락한 반면, 중국은 33.3%로 7.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업계는 국내 기업의 소송이 중국 기업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라고도 해석하고 있습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은 기술을 빠르게 추격한 뒤, 물량 공세와 가격 덤핑(시중가나 생산비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출)을 통해 시장을 장악해 수익성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며 “국내 기업이 생존하려면 선단 기술에서의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 정부의 집중 육성 정책으로 자국 내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기술 침해 압박도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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