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대북 확성기 방송 전격 중단…이틀 전 '유보'에서 입장 급선회
국방부 "상부지시 따라…대통령 공약 이행 차원"
2025-06-11 18:01:48 2025-06-11 18:18:34
군 당국이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했다. 사진은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 설치된 고정형 대북확성기 구조물/.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휴전선 일대에서 시행되던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11일 중단됐습니다. 지난해 6월 재개된 지 1년여 만입니다. 이재명정부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이 상부 지시에 따라 중지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남북 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국민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청을 했다고 밝힌 지난 9일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며 확성기 방송 중단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밝힌지 이틀 만에 입장을 선회한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대북·대남 방송 상호 중단'을 공약한 데 따른 대통령실의 지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9일 민간단체에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했고, 이날 군 당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까지 중단한 만큼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이후 오물풍선을 날리지 않고 있는 북한이 이번 조치에 호응해 대남방송을 중단할 지도 관심입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까지 대남방송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소통 채널을 복원해 군사적 충돌을 비롯한 남북관계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데다 취임 1주일 만에 북한이 불편해 하는 대북 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한 만큼 북한이 이에 호응한다면 단절된 남북관계가 개선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북확성기 방송 중지에 대해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남북관계 복원을 향한 매우 의미 있는 첫 발걸음"이라며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 나아가 민생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과거 사례로 비춰보면 대북 전단지 살포,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은 남북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이었다"며 "확성기 방송 중단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신호로, 군사적 긴장을 줄이고 대화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신정부의 실용적 접근을 상징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임 교수는 "남북한 상호 간의 전단, 오물풍선 살포 중단, 대북·대남 방송 중단을 일시적이 아닌 불가역성을 갖도록 신속하게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 동해 표류 북한 주민 송환 협의와 연계해 어떤 방식으로든 남북한 실무접촉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임 교수는 "확성기 중단의 효과는 대남 비난 중단, 실무 접촉 수용 등 북한의 대응에 달려 있다"며 "당분간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유지에 따른 대남 무시 기조가 이어질 수 있지만 정세 주도권을 놓치기 싫어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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