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경제 통합의 시대
2025-06-10 16:41:04 2025-06-10 16:41:04
민생경제 회복을 국정 1순위로 선언한 이재명 대통령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취임 직후 비상경제점검 TF’를 출범한 데 이어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과 경제단체장과의 회동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추진하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신음하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산업계는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내수 침체에 수출 감소라는 이중고에 더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산업 경쟁력마저 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을 기치로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를 내건 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산업계가 거는 기대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통합을 강조한 만큼 협력연대를 중심으로 국내 산업 성장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세계 경제 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 연대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적 석학 장하준 영국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장 교수는 지난 4월 이뤄진 국회 토론회에서 트럼프 행정부 이후 가속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장 교수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나라로 세계 경제 질서 재편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대선후보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일본과의 경제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보다 경제가 큰 곳에서 만든 룰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괴로운 현실을 타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과 유럽연합(EU) 같은 경제 공동체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월 대선 후보 당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산업계의 협력 필요성은 비단 대외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첨단 산업 위주로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서로 간 협력 방안을 분주하게 모색하고 있다. 신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세 정책 대응에 힘을 모으기 위함이다. 현대자동차는 미래 먹거리인 로봇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 LG와 기술 결합을, 현대제철은 관세 정책 대응을 위한 미국 현지 제철소 건립에 경쟁사인 포스코와 맞손을 잡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된다. 이 대통령의 산업 재편 공약이 형식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또한 현재 조선·방산, 전자 등 일부 산업 분야의 국내 경쟁이 소모적 분쟁으로 심화하지 않게끔 정부의 중재자 역할도 필요하다.
 
다각도의 위기 앞에서는 뭉쳐야 산다. 통합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행보가 국내 산업을 향한 협력과 연대 중심의 구체적 정책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배덕훈 재계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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