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세아베스틸, 차입구조 바꿨지만…이자 절감 효과 '제로'
단기 차입금 장기로 차입 구조 바꿔
단기 상환 압박 완화…이자율은 높아
금리 인하기에도 이자율 소폭 상승
2025-06-13 06:00:00 2025-06-1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4: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아베스틸이 차입 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장의 상환 압박에서는 한숨을 돌렸지만 장기 차입 특성상 이자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장기 차입금의 금리는 단기 차입금보다 높아 이자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아베스틸은 최근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도 장기 차입 비중을 확대하면서 금리 인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금 창출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실질적인 이자 부담은 여전해 실적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세아)
 
장기 차입금 중심으로 차입구조 재편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올해 1분기 차입금 구성을 장기 차입금 중심으로 다시 짠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차입금은 46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장기 차입금 비중이 유동성 차입금 비중을 역전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세아베스틸의 총차입금(4673억원)에서 장기 차입금(3014억원) 비중은 65%로 지난해 말(32%)에서 크게 늘었다. 반면, 총차입금에서 유동성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68%에서 올 1분기 35%로 줄었다. 지난 1월 기업어음 등을 장기 회사채 발행 자금으로 상환하면서 장기 차입금 중심의 차입금 구성이 완성됐다.
 
눈여겨볼 대목은 은행 차입금 등 단기 차입금이 올해 1분기 모두 해소된 것이다. 1분기 말 기준 상환이 1년 이내인 차입금은 유동성 장기 차입금과 유동성 회사채 등 유동성 장기 차입금이 전부다. 이들 역시 단기 차입금과 유사한 상환 압박이 있지만, 유동성 회사채는 대부분 차환으로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환 압박이 적다. 또한 세아베스틸 회사채가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받는 등 회사채 발행이 용이하기 때문에 2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장기 차입금 역시 대체 수단으로 차환이 가능하다.
 
단기 차입금 상환 압박을 모두 해소한 세아베스틸은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다만, 중국산 저가 철강의 국내 유입 범위가 특수강 등 국산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까지 넓어진 데다 경기 침체까지 겹친 탓에 세아베스틸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세아베스틸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84억원 현금 유입으로 전년 1분기(610억원) 대비 2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 없는 장기 채무 이자율…재무 유연성 저하
 
세아베스틸은 차입금 상환 압박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 차입금을 안고 가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장기 차입금은 단기 차입금에 비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이자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 새로 차환한 차입금은 만기가 2028~2030년까지 걸쳐 있다. 최대 5년 동안 단기 차입금 대비 높은 이자율의 부채를 안고 가는 것이다. 현금흐름이 줄어든 가운데 장기간 안고 가는 차입금은 재무 유연성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아베스틸이 지난 2월 발행한 회사채는 단기채 대비 이자율이 소폭 오른 모습이다. 지난 2월 발행한 2-1회 및 2-2회 회사채 1650억원은 3년물(1050억원)이 3.368%, 5년물(600억원)이 3.745%였다. 차환 대상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이자율 범위가 3.7%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이자율 인하 효과는 없었던 것이다. 기발행 사모 회사채 이자율 역시 3.7% 내외에서 이자율이 형성돼 있다. 단기 차입금과 비교했을 때 이자율 차이가 거의 없거나 소폭 높아진 모습이다.
 
이에 현금흐름에 이자율이 미치는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세아베스틸이 이자로 지출한 금액은 39억원으로 전년 1분기(33억원)보다 늘었다. 액면가는 6억원가량 증가하는 것에 그쳤지만 순이익 감소로 인해 실질적인 이자 부담은 더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순이익(19억원) 대비 이자 비용은 2배 수준이다. 지난해는 순이익 대비 이자 비용이 62%에 그쳤다.
 
이에 세아베스틸의 향후 현금 창출력에 따라 실질적 이자 부담의 무게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 산업 침체가 없다면 장기 차입금의 높은 이자율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중국산 철강의 침범 범위가 특수강 등으로 넓어지며 업황 전반의 부진이 지속되는 까닭에 실질적인 이자 부담이 늘고 있어 장기 차입금 중심의 재무 구조가 재무 경직도를 높일 수 있다.
 
결국 장기 차입금 위해 적극적인 현금흐름 창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수 시장보다 수익성이 높은 수출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모습이다.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를 비교했을 때 내수 시장 침체로 내수 판매 가격은 하락한 반면, 수출은 판매 가격이 상승하는 등 수출 시장의 사정이 좀 더 나은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세아베스틸의 내수 매출은 3813억원으로 전년대비 12%가량 줄어든 반면, 수출 매출은 1107억원으로 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한편 세아베스틸은 세아베스틸지주(001430) 산하 핵심 계열사로 지주사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다. 모회사 세아베스틸지주가 대미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자금 지원을 멈추기 어렵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모회사 세아베스틸지주에 340억원을 배당으로 올려보냈다. 본연의 역할을 통해 그룹사 유지에 기여하는 역할을 고려하면 차입의 장기화는 빠듯한 유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세아그룹 측은 장기 차입구조 변경에 따른 부담 증가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중장기적 자금 계획하에 자금을 운영하고 있으며, 차입금 비중 변화로 인해 자금 운용에 특별히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 판단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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