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강예슬·유근윤·차종관 기자]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민생경제는 파탄 났습니다. 낮은 경제성장률과 재정건전성 확보의 실패, 고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질임금 등으로 각종 경기지표엔 빨간불이 켜진 겁니다. 특히 전통시장은 경기침체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북적이던 손님들의 발길은 끊긴 지 오래고, 죽지 못해 겨우 가게 영업을 하지만 매일 턱턱 숨이 막힙니다. 위기의 긴 터널을 간신히 버티던 상인들에게 12·3 계엄은 직격탄이 됐습니다. 무정부상태에 가까운 정치적 혼란과 대책의 부재는 상인들을 더욱 나락에 빠트렸습니다. 절망에 놓인 이들에게 21대 대선은 한줄기 희망입니다. <뉴스토마토>는 대선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찾아 심층취재를 했습니다. 그렇게 만난 368명은 새 정부가 정쟁이 아닌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 민생경제를 살려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편집자)
서울의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 10명 중 7명은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이후 경제가 나빠졌다고 했습니다. 또 10명 중 6명은 최근 1년 동안 가게 매출이 10% 이상 줄어들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상인들은 민생경제가 어려워지고 매출이 감소한 데는 윤석열씨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12·3 계엄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응답자가 69.8%나 된 겁니다.
<뉴스토마토>는 5월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25개 자치구 전통시장 45곳을 방문, 상인 3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대면 인터뷰를 병행한 심층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윤석열정부 들어 경제가 좋아졌다고 보느냐'라고 물었더니 '경제가 나빠졌다'고 답한 사람은 253명(68.8%)에 달했습니다. 반면 '경제가 좋아졌다'는 상인은 11명(3.0%)에 그쳤습니다. '변동 없다'는 77명(20.9%), '잘 모른다'는 27명(7.3%)이었습니다.
'체감경기가 나빠졌다'라는 건 실제로 상인들이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운영하는 사업체는 최근 1년간 매출이 어떻게 변했느냐'는 질문에 219명(59.5%)은 '10% 이상 감소했다', 46명(12.5%)은 '5% 이상 감소했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1년간 매출이 준 상인이 총 265명(72%)이나 되는 겁니다. 이어 △변동 없다 73명(19.8%) △기타 17명(4.6%) △10% 이상 상승 8명(2.2%) △5% 이상 상승 5명(1.4%)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설문에 응한 상인들 중 일부는 '10% 이상 감소', '5% 이상 감소'라는 선택지가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매출 감소가 워낙 심하다는 말입니다. 관악구의 한 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모(60대·여)는 설문지 '기타'란에 '80% 감소'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더니 "설문지에 왜 '10% 이상 감소'까지 밖에 없느냐"며 "매출이 10% 준 건 '줄어들었다'라고 할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다른 시장에서 만난 몇몇 상인들도 비슷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이런 응답들을 전부 '10% 이상 감소'에 포함시켜 집계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12·3 계엄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물었습니다. 경기침체나 전통시장 매출 부진과 계엄의 관련성을 알아보려는 취지입니다. 상인들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경제가 나빠졌고 최근 1년 동안 운영하는 사업체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응답했지만, 이는 '우연히 시기적으로' 그렇게 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말로 윤석열정부에 민생파탄의 책임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위와 같은 질문을 한 겁니다.
그랬더니 계엄이 '경기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응답자가 257명(69.8%)이나 됐습니다. 이어 △변동 없다 53명(14.4%) △잘모름 35명(9.5%) △긍정적 23명(6.3%) 순입니다. 이 결과를 본다면, 시장 상인들이 겪는 체감경기 악화와 매출 감소는 온전히 윤석열정부의 책임 탓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5월28일 서울 강북구 수유전통시장 입구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대면 인터뷰에 응한 상인들은 역시 계엄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도봉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약초 건강원을 운영하고 있는 백모씨(70대)는 "그동안엔 그럭저럭 먹고살 만하다가 지난해부터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계엄까지 터지고 나서부터는 월세도 내기 힘들 정도다. 매출이 재작년의 3분의1 토막이 났다"며 "이 동네는 원래 월세가 비교적 싸서 지금까지는 견딜 만했는데, 이제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21대 대선을 앞두고 '민생경제의 바로미터'인 전통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5월27일부터 29일까지 3일에 걸쳐 서울 25개 자치구의 시장 45곳을 찾아 '21대 대선 국민인식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설문조사의 문항은 총 13개입니다. 주요 문항은 △윤석열정부 출범 후 경제 상황 △12·3 계엄이 경기에 미친 영향 △최근 1년간 매출 변화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 △정치성향 △지지 정당 △윤석열씨 파면에 대한 의견 등입니다. <뉴스토마토>는 설문조사 이후 정치·경제현안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정재연 인턴기자 lotu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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