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압박 수위 높이는 미국…중기 좌불안석
보편 관세 10% 4월5일부터 적용…상호 관세가 더 문제
가격 인상 고려…2분기 실적부터 본격 영향
원가 절감·수출 다각화 시급
2025-05-27 16:28:42 2025-05-27 16:28:42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한미 간 상호 관세를 두고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여오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은 초긴장 상태입니다. 이미 보편 관세 적용으로 한 차례 위기를 맞은 중소기업들은 상호 관세율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만큼, 기업들은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비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에 따르면 한미 상호 관세 협상 결과가 올해 이들 기업의 가장 큰 우려 사항입니다. 한미 상호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이들 기업의 향후 사업 전략과 수출 경쟁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글로벌 경쟁사들과 가격으로도 경쟁을 해야 하는 우리 수출기업들은 관세율에 따라 수출 물량,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는 7월8일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으로 돼있으나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입니다. 
 
중소기업들은 여러 상황을 가정해두고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선 상호 관세율이 높을 때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해외 다른 경쟁사들의 제품 가격과 경쟁하는 경우 해당국의 미국 간 관세율도 고려해 적정 가격선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안아야 합니다. 한미 간 상호 관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다가는 가격 경쟁력에 밀려 뒤처질 수 있어서입니다. 또 다른 방안은 원가 절감입니다. 관세 부담을 위해서 대량 구매, 공급망 다변화 등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허리띠를 졸라 매겠다는 것입니다.
 
한 농기계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한미 관세에 대응해오고 있다. 경쟁업체들의 동향을 파악하면서 살펴보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무턱대고 올리기보다는 유동적으로 맞춰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상호 관세율이 몇 %로 정해질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플랜을 짜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존 미국 외에 다른 나라에도 수출을 해왔던 기업의 경우 미국 외 지역의 해외 판로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 제지업체 관계자는 "미국 외에 약 100여 개 국가에 수출을 하는 등 폭넓은 해외 판로를 갖춘 만큼, 다른 여러 나라로의 수출 다각화 등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5일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 관세가 발효되면서 그동안 관세에서 자유로웠던 국내 중소기업들이 관세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0% 관세율을 적용받아온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부담이 생긴 것인데요. 2분기부터 이 같은 변화가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예정입니다. 현지 재고량에 따라 기업별로 차이가 나겠지만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악재가 하나 더 추가된 사실임은 분명합니다.
 
기업들은 보편 관세에 이어 상호 관세까지 고율로 부과될 경우 수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제품과 경쟁하는 글로벌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게 된다면 우리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해왔던 것과 다른 복잡한 셈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한미 관세 문제만 잘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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