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노조 ‘임단협’ 돌입…실적 ‘발목’?
노조, 호실적에 따른 ‘국내 투자’ 요구
업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부담 난색
노-사 협상 장기화시 실적에 영향줄 듯
2025-05-23 16:47:40 2025-05-23 16:47:4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국내 투자·보상 요구와 사측의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대응 입장이 대치하면서 난항이 예상됩니다. 협상이 장기화돼 파행을 맞을 경우 생산 차질과 비용 증가로 이어져 실적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20년8월13일 오후 울산공장 본관에서 하언태 대표이사와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노사교섭 대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상견례를 가졌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조는 오는 28일 울산 북구 문화회관 2층 대강당에서 제151차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고 2025년 단체교섭 요구안과 협상 위원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확정된 요구안은 즉시 사측에 전달되며, 통상 요구안 발송 후 약 2주 뒤 노사 상견례가 열립니다. 상견례는 대선이 끝난 이후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입니다. 이어 기아와 한국GM 등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임단협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완성차 업계 노조는 지난해 업계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사측에 ‘국내 투자’와 ‘성과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반적으로 해외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의 높은 판매 비중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출시 효과로 80.6%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한국GM도 2017년 이후 최대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KG모빌리티(KGM)도 20년 만에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이미 국내 투자를 올해 임단협 핵심 사안으로 정한 상태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올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원) 투자를 결단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국내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미 현지에서 완성차 생산을 늘리면 국내는 생산 감소로 이어져 고용 불안이 발생 것이라는 우려에서입니다. 최악의 경우 임단협 과정에서 노사 간 신뢰가 훼손되면, 지난해까지 각각 이어진 6년 연속 무쟁의(현대차)와 4년 연속 무쟁의(기아) 타결이 깨질 수도 있습니다.
 
한국 철수설에 시달렸던 한국GM 노사도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여파에 따른 실적 하락이 우려돼 인천 부평공장 철수설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한국시장 철수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장기적인 국내 투자 전략 등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52라인 모습. (사진=현대차)
 
몇 년 동안 히트작이 없었던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를 앞세워 실적 반등에 성공했는데, 올해도 흥행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노조는 임단협에서 이에 따른 임금 인상과 성과급 확대 등을 요구할 전망입니다.
 
유일하게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기록한 KGM은 원만한 노사 합의가 기대됩니다. 히트작 중형 SUV 토레스 판매 효과가 한창때에 비하면 떨어지기는 했지만, 전기차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신모델 판매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 속에 안정적 경영 환경 유지에 대한 노사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관측입니다.
 
반면, 사측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강화와 같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비용 통제 필요성을 강조하며 강경한 자세로 맞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 여파로 수출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임단협 합의안 만들기가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노사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파업 등으로 치달으며 생산과 실적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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