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신 빌라?…서울 실거래가 '껑충'
2025-05-22 14:46:09 2025-05-22 14:46:0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빌라 월별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전세 사기 사태가 본격화 하기 전인 2022년 7~8월 수준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가격 부담이 커지자 수요자들이 대체제인 빌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의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보다 2.05%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전월 대비 3월 상승 폭은 2022년 6월(2.3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2020∼2021년 2년 연속 10%대 상승률을 보인 서울 빌라 실거래가격은 전세사기 사태가 불거진 2022년 2.22% 하락했고, 2023년에는 0.85% 오르며 지지부진했는데요. 전세사기 문제가 서서히 잦아들면서 작년 실거래가격은 3.44% 상승했는데, 올해는 1∼3월 누적 상승률이 3.58%로 작년 연간 상승률보다 큽니다. 
 
올해 3월 서울 빌라 실거래가격지수는 143.7로 2022년 8월(143.9) 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실거래가지수는 시세 중심의 매매가격지수와 달리 실제 거래된 가격을 동일 주택형의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서울 중구 남산에서 빌라·다세대·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 아파트 주택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동산 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거래량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3월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거래량은 3024건으로 1년 전(2304건)보다 31.3% 증가했습니다. 서울 빌라 거래량이 3000건을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입니다.
 
서울 빌라 매매수급 동향은 4월 99.4를 기록하며 '수요 우위(100 이상)'에 가까워졌습니다. 서울과 함께 경기도 연립·다세대 실거래가도 1분기 1.40% 상승했으나 다른 지역은 아직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는 1분기 빌라 실거래가격이 2.86% 떨어졌습니다. 이 지역 빌라는 2022년부터 4년째 하락세입니다. 지방 빌라는 1분기 2.57% 떨어졌습니다. 
 
아파트값이 오르는 동안 빌라 가격은 내려가거나 제자리걸음을 해 가격 경쟁력이 생긴 빌라가 대체제로 부각됐는데요. 또수도권의 시세 7억∼8억원(공시가격 5억원) 이하 빌라를 보유해도 청약 때 무주택자로 인정하는 등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 정책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면서 계속 오르는 월세 수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매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도 늘었는데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빌라 월세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상승 폭이 1월 0.1%, 2월 0.13%, 3월 0.18%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재개발을 노리는 투자 수요의 유입 불씨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투자적 관점에서 봤을 때 빌라가 아파트보다 저렴하고 재개발 유망 지역에서는 빌라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면서 "향후 가격이 오르고 빌라 시장이 회복되면 개발 유무에 따른 상품성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빌라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전세사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고 빌라는 매수세가 몰리지 않기 때문에 가격 상승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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