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늑장 대응에 펫보험 비교추천 '마비'
갱신주기 1년으로 단축…상품 정상 등록 보험사 1곳뿐
2025-05-20 14:47:00 2025-05-20 17:47:28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펫보험 재가입 주기가 1년으로 단축된 가운데 펫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보험사와 플랫폼 기업 간 수수료 재조정과 전산망 작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주요 보험사의 펫보험 상품이 제대로 등록되지 않으면서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비교 추천 플랫폼에 개정된 펫보험 상품들이 아직도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이달 초 펫보험 갱신 주기를 일제히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펫보험 손해율 악화와 동물병원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갱신 주기를 줄이라는 지침에 따른 조치입니다. 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라 펫보험은 개정됐지만, 비교 추천 플랫폼에는 지금까지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비교 추천 플랫폼에 등록된 보험사는 삼성화재(000810),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005830), 현대해상(001450), KB손해보험 등 5곳 입니다. 이 중 개정된 펫보험을 플랫폼에 다시 등록한 보험사는 KB손보 1곳 뿐입니다. 나머지 보험사들은 일부 플랫폼에만 상품을 업로드한 상태라 정상적으로 펫보험 비교 추천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KB손보 관계자는 "4월 초 금감원 지침에 따라 미리 플랫폼과 협의해서 준비하고 대응한 것"이라며 "5월에 펫보험 상품이 바뀌자마자 플랫폼에 바로 반영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례로 카카오페이 비교 추천 플랫폼에는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다른 보험사의 펫보험 상품만 올라와 있습니다. DB손보 펫보험은 일수술비, 연의료비, 연수술비 등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잘못 표기된 경우도 있습니다.
 
DB손보는 조만간 네이버페이에 개정 펫보험 상품을 등록할 예정이며, 메리츠화재는 이달 말까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에 상품을 등록할 계획입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뚜렷한 시점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카카오페이에 올라온 DB손보 상품 설명을 들어가면 주요 보장들을 모두 보장하지 않는다고 나와있다.(사진=카카오페이 캡처)
 
펫보험 상품의 비교 추천 서비스 등록이 지연되는 이유는 수수료 재조정과 전산망 개편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펫보험 상품 개정으로 보험료가 변경되면서 플랫폼과 보험사 간 수수료를 재조율해야 하고, 개정된 상품이 홈페이지에 어떻게 노출되는지 확인하는 등의 전산 테스트도 필요합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아직 수수료 재조정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전산망 반영도 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연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빠른 시일 내로 협의해서 플랫폼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 펫보험 상품 개정을 이미 예고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보험사가 늑장 대응을 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국이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비교 추천 플랫폼까지 마련했지만, 정작 보험사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펫보험이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아직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에 큰 관심이 없긴 하다"며 "자동차 보험이었으면 개정되자마자 발빠르게 대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플랫폼이 나오기 전부터 보험사들이 상품 보장을 늘리고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가입율이 늘어난 것"이라며 "플랫폼 영향은 미미하다"고 했습니다.
 
네이버페이에 상품을 등록한 보험사는 KB손보가 유일하다. 사진은 네이버페이 펫보험 홈페이지 모습. (사진=네이버페이 캡처)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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