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이수화학, 적자 속 자회사 수혈…'동반 부실' 우려 확산
이수건설 수익 악화에 모회사도 '흔들'
현금창출능력 악화로 재무 부담 가중
2025-05-15 17:54:22 2025-05-15 17: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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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이수화학(005950)이 자회사 이수건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수화학 역시 영업손실과 금융비용 증가로 재무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지만, 이수건설의 급박한 부채 상환을 우선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반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수화학은 이수건설의 주식 8000만주를 400억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22일이며,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조달된 자금 전액은 이수건설의 채무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수화학 본사(사진=이수그룹)
 
이수건설, 계속된 지원에도 부실 '여전'
 
이수건설은 이수화학의 100% 자회사로, 10년 넘게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부실 규모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수화학은 2009년 자금난에 시달리던 이수건설의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지난해까지 약 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이수건설의 부채비율은 577%, 순차입금비율 210%에 달하는 등 사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 순차입금비율은 20% 이하를 건전한 수준으로 본다. 순차입금의존도가 높을수록 이자 부담은 늘어나는데, 이는 경영 안전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이수건설의 이자비용은 2022년 27억원에서 67억원(2023년), 78억원(2024년)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모회사의 투입된 자금 규모를 고려하면 이수건설의 영업이익 흐름도 개선되어야 하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오히려 커지는 추세다. 이수건설의 매출은 2021년 3482억원, 2022년 4746억원, 2023년 5389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지난해엔 3722억원으로 급감했다. 더 큰 문제는 매출원가율이 같은 기간 89.38%, 94.30%, 102.01%, 108.41%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23년부터는 매출원가가 매출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영업손실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2021년 135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다음해 42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고, 이후 영업손실 규모는 2023년 416억원, 2024년 63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배경엔 이 같은 재무지표 악화가 자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수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023년 252억원에서 지난해 46억원으로 급감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이수건설의 단기차입부채는 432억원, 유동성장기부채는 259억원으로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차입금은 79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이수건설이 현금을 긴급 투입해 부채를 줄였지만, 상환에 필요한 자금 부족으로 모회사인 이수화학이 현금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화학 사정 '매한가지'…동반 부실 우려 
 
이수건설에 자금 지원을 하는 이수화학의 사정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이수화학은 영업손실 규모를 2023년 560억원에서 지난해 514억원으로 줄였지만, 금융비용이 같은 기간 608억원에서 898억원으로 300억원 가까이 늘면서 순손실 규모를 키웠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262억원 흑자에서 2023년 -281억원, 2024년 -382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불어나는 추세다.
 
이수화학의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까지 겹쳐 건전성에 대한 문제도 더욱 불거지고 있다. 이수화학의 부채 규모는 2023년 8328억원에서 지난해 7355억원으로 줄었지만 결손금 규모가 같은 기간 669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자본총계가 줄었고,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319%에서 332%로, 순차입금비율도 103%에서 166%로 상승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크게 줄어들면서 단기사채에 대한 상환 압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기가 1년 안에 도래하는 차입금은 단기차입부채 2562억원, 유동성장기부채 1195억원으로, 총 3757억원에 달한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3년 1946억원에서 지난해 861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021년엔 610억원에 달했지만, 최근 3년간(2022년 –333억원, 2023년 –752억원, 2024년 –684억원)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현금창출능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상환 압박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2022년 407억원에서 2023년 346억원, 2024년 185억원으로 매년 감소하는 가운데 잉여현금흐름(FCF)은 같은 기간 -740억원, -1098억원, -870억원으로 당장의 자금난부터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IB토마토>는 이와 관련해 이수건설 측에 문의를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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