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에서 PK로…초반 격전지 된 '보수 심장'
대선 요충지 '영남권'…김문수 '수성', 이재명·이준석 '쟁탈'
2025-05-14 17:28:08 2025-05-14 19:07:57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부산=김성은 기자, 진주·사천·창원=이효진 기자] 대구·경북(TK)에 이어 부산·울산·경남(PK)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졌습니다. 21대 대통령선거에서 '보수 텃밭'이 주목된 영향인데요. 12·3 비상계엄과 탄핵이 야기한 조기 대선인 만큼 TK·PK가 전략적 요충지이자 초반 격전지가 된 겁니다. 동시에 TK를 훑은 이재명·김문수·이준석 대선 후보는 14일 일제히 PK를 찾아 한 표를 호소했습니다.
 
"PK 잡아라"3인방 '보수표심' 쟁탈전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사흘차인 이날 세 후보는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PK로 집결했습니다. 전날 TK에서 격돌한 데 이어, 또다시 같은 지역 유세를 펼친 겁니다. 
 
선거 유세 때 후보의 동선에는 '대선 전략'이 담기는데요. 3인 모두 보수의 심장을 이번 대선의 최대 요충지로 판단한 셈입니다.
 
다만 이들 각각의 전략에는 차이가 엿보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험지인 TK와 PK를 선거 초반부터 찾으며 중도·보수 표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2·3 비상계엄과 탄핵, 당 내홍에 따른 지지자들의 균열을 다잡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반면 예비후보 등록 직후부터 보수 텃밭에 공을 들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보수층의 균열을 겨냥해 이재명 후보와의 1대1 구도를 호소했습니다. 이재명·이준석 후보가 보수 심장부인 영남 지역을 파고들고 김문수 후보가 방어전에 나선 듯한 모양새입니다. 
 
세 후보가 PK를 찾긴 했지만 동선에는 차이가 컸습니다. 부산의 유엔기념공원 참배를 첫 일정으로 시작한 이재명 후보는 부산 서면을 거쳐 창원시와 통영시, 거제시까지 PK 전역을 훑었습니다. 반면 진주중앙시장을 찾은 김문수 후보는 우주항공청이 있는 사천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있는 창원, 밀양·양산 등을 찾으며 '우주·항공' 공약에 힘을 줬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넓은 지역을 찾은 두 후보와 달리 부산 지역에만 초점을 맞춰 집중 유세를 펼쳤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부산 관련 공약이 담긴 '정책 약속식'을 갖고 부산 시민대표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이재명 "산은 대신 '해수부·HMM' 부산 이전"
 
이재명 후보는 PK 표심 공략에 있어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그는 부산 지역 유세에서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면 좋겠지만, 세상일이 한쪽이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윤석열정부가 이뤄내지 못한 산업은행 이전을 직격했습니다.
 
그러면서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표를 얻기 위해 속이는 정치,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해양수산부만큼은 부산으로 옮기고,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해운회사인 HMM도 부산으로 옮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창원으로 이동해서는 "내란을 '부마항쟁'이라는 이름으로 저항해 군사정권을 끝장낸 주역"이라며 "세상에는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있는데, 입장이 다르다고 다른 쪽을 싹 제거하겠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타협하고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권력을 가진 자들이 주식시장에 개입해서 조작이 드러났음에도 처벌받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선 서면 유세에서는 "국민의힘도 변하든지 퇴출되든지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당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경남 진주 광미사거리에서 지지 유세를 펼쳤다. 사진은 지역구 의원들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김 후보 모습.(사진=이효진 기자)
 
김문수 "박정희 같은 '과학기술 대통령'"
 
김문수 후보는 당 지지층 결집을 위한 '박정희 마케팅'을 이어갔습니다. 사천 우주항공청을 방문한 김문수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훌륭한 과학자를 찾아 포스코, 자동차, 조선, K-방산을 확실히 밀어줬다"며 "과학기술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공짜로 (전 국민에게) 10만원씩 나눠주면 13조원"이라며 "(기본소득 예산을) 우주·항공 부분에 집중 지원하는 것이 한국의 미래이자, 효과적인 예산 집행"이라고 겨냥했습니다.
 
창원으로 이동해 원전 기업을 찾은 그는 문재인정부의 탈원전을 겨냥해 "원자력의 경우 좋은 기술이 있음에도 정치적 난관에 부딪쳐도 절대 굴하지 않고 끝까지 극복해 낸 여러분의 사투는 대한민국 기상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밀양에서 초·중·고 나온 학생을 우선적으로 좋은 의과대학에 입학시켜 줄 수 있도록 특혜를 줘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가 경남 사천을 방문해 우주항공 R&D(연구개발) 예산 증액을 약속했다. 사진은 항공정비업체 한국항공서비스에 방문한 김 후보 모습.(사진=이효진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학색식당에서 학식을 먹으며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TK·PK표심 몰아주면 1등"
 
두 후보와 달리 부산 지역에만 머문 이준석 후보는 표심 공략에 있어서도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청년층에 집중했습니다. 전날 경북대에 학생들과 학식을 먹은 이준석 후보는 부산대에서도 '학식 먹자 이준석' 행사를 이어갔습니다.
 
그는 "4년 동안 대학 교육 중 1년 정도는 다른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학점을 교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부산대 인재들이 1년 정도 서울대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습니다. PK 지역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공략입니다.
 
새로운 보수의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는 그는 "확실한 2등 후보인 김문수 후보가 아니라 정말 파란 일으켜 1등 할 수 있는 후보 이준석에게 표심 몰아주시면 이번 선거는 박진감 있게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그런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K와 PK의 표심이 김문수 후보가 아닌 자신에게 집중된다면 계엄으로 인한 조기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의 빅텐트 논의는 실질적으로 어떤 감동 줄 수 없는 연대"라며 "개혁신당은 선명하게 개혁보수의 길을 걷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부산=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진주·사천·창원=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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