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주식시장으로 온 TDF ‘천차만별’
올해 모처럼 신규 상장…성과 부진 탓 인기 시들
액티브펀드는 존재감 증명했는데
종목별 구성종목·성과 달라…선택 주의
2025-05-10 06:00:00 2025-05-10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연금자산 시장의 기대주로 자리 잡은 타깃데이트펀드(TDF)들이 주식시장에서 고전 중입니다. 기대와는 달리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탓입니다. 그럼에도 TDF 고유의 장점이 뚜렷해 연금 계좌에 담아 활용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다만 비슷한 이름의 종목들이 많아도 운용 내역이 달라 성과 차이가 벌어지는 만큼 신중히 살펴본 후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상품 경쟁 치열한데 TDF는 예외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한 TDF ETF는 총 3종목입니다. 3월11일에 함께 상장한 ACE TDF2030액티브와 TDF2050액티브, 2주 뒤에 상장한 TIGER TDF2045 ETF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각각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식시장에 처음 선보인 자사의 TDF ETF이기도 합니다. 그 전엔 삼성자산운용의 TDF 시리즈 3종과 키움자산운용 상품 3종, 한화자산운용 4종이 2022년 6월30일 동시에 상장했고, 그해 9월22일 KB자산운용 시리즈 3종이 추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그 후로 명맥이 끊겨 올해 한국투자신탁 ETF가 상장하기까지 2년6개월 동안 새로운 TDF ETF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수년간 운용업계에선 ETF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생겨난 치열한 신상품 출시 경쟁이 이슈였는데요. 그 와중에도 유독 TDF는 예외였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TDF ETF 중 시가총액이 1000억원을 넘는 종목은 KODEX TDF2050액티브가 유일합니다. 올해 상장한 TIGER TDF2045도 1000억원으로 설정됐으나 주가가 하락해 900억원대로 밀려났습니다. 두 종목 외에는 덩치가 100억원을 넘는 ETF도 5종목에 불과합니다. 
 
ETF 시장에서 경쟁하는 운용사들이 자사의 ETF 설정액을 이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TF 시장의 쌍두마차이자 2011년 국내에 처음 TDF를 선보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제야 첫 번째 TDF ETF 상품을 낸 것은 이같은 현실을 반증합니다. TDF ETF 시장이 조금 더 무르익기를 기다린 셈입니다. 또한 타사들이 기존에 운용하던 TDF 액티브펀드 대표 상품들을 시리즈 형태로 주식시장에 옮겨온 것과 달리, 미래에셋은 은퇴 목표 시기가 2030과 2060의 중간인 TIGER TDF2045 하나만 출시한 것도 이 시장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표=뉴스토마토)
 
미국주식 비중 클수록 수익률 부진 
 
연금자산 시장에서는 존재감을 굳힌 TDF가 ETF 시장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는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ETF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에 있습니다.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를 개설한 가입자들조차 연금자산을 불리고 지키는 용도로 ETF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가 차익 도구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TDF는 은퇴할 나이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배분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주식 투자자들은 상승률이 높은 ETF에만 관심을 보여 외면받는 것입니다. 
 
실제로 수익률만 보면 TDF들의 성적은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올 들어 코스피는 7% 이상 올랐습니다. 지난해 말 경제침체 위기에 대통령 탄핵까지 겹쳐 증시가 매우 부진했으나 올해는 조금씩 회복 중입니다. 올해만 보면 시장은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TDF ETF들의 성적은 처참합니다. 9일 현재 16개 TDF ETF 중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 PLUS TDF2030액티브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1% 미만의 상승률로 가까스로 턱걸이한 민망한 결과이며 나머지는 전부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 중입니다. 
 
특히 은퇴 시기를 2050년으로 설정한 2050 TDF들의 성과가 부진합니다. 2050 TDF는 은퇴가 5년밖에 남지 않은 2030 TDF에 비해 공격적인 운용이 가능해 주식 비중이 큰 탓에 증시가 부진할 때는 성과가 안 좋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같은 2050 TDF라도 상품별로 수익률이 제법 크게 벌어집니다. 각 종목별로 투자하는 대상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낸 KIWOOM TDF2050액티브는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해외 자산, 그중에서도 미국 주식에 투자한 비중이 큽니다. 이 ETF는 다우존스의 Target 2050인덱스를 기초지수로 운용합니다. 현재 가장 많은 비중을 실은 자산은 SPDR S&P500, 뱅가드 S&P500 등 미국 대표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입니다. 그 다음도 전 세계와 주요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채권은 5위에 처음 나옵니다. AA-급 우량채권에 할애한 비중은 5% 남짓입니다. 
 
같은 2050 TDF ETF라도 KODEX 성적은 조금 낫습니다. 이 ETF도 해외주식 비중이 크지만 미국이 아니라 전 세계 주식시장에 배분하는 뱅가드 토탈월드스톡 등 두 종목 비중이 70%에 달합니다. 채권보다 주식 비중이 더 큰 것은 키움 상품과 비슷하지만 지난해 말 고점을 찍고 올해 조정 중인 미국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 결과를 갈랐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의 2050 TDF는 월드지수(22.0%)와 미국 S&P500지수(19.9%), 이머징마켓(10.8%)에 큰 비중을 실으면서도 한국 국채선물10년(17.32%)도 담았습니다. 또 2050 TDF에 비하면 채권 비중이 높은 2030 TDF의 성과가 조금 나은데,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연금자산운용 역할 충실 
 
이처럼 현재 거래 중인 TDF ETF들은 관심을 끌기엔 부족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TDF의 본질이 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도구인 데다, 부진한 성과 또한 미국의 증시 조정에 따른 영향이므로 단기간 수익률로 평가할 일은 아닙니다. TDF는 이미 액티브펀드로 연금자산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금저축 또는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 TDF ETF를 일정 비중 담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TDF를 액티브펀드로 투자하는 것보다 ETF로 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일반 ETF 종목들과 달리 연금계좌 내 매매 빈도를 줄일 수 있는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장점입니다. 
 
가장 최근에 상장한 TIGER TDF2045. 지금까지 상장한 TDF ETF 중 유일한 패시브형으로, 2045년까지 20년 동안 주식과 채권 비중 배분 계획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유튜브 갈무리)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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