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팬젠 지분 확대…바이오사업 지배력 키운다
지분 40% 확보로 자회사 팬젠 지배력 확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 기반 다져
2025-05-12 06:00:00 2025-05-12 06:00:00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휴온스(243070)가 바이오의약품 자회사 팬젠(222110)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팬젠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30억원을 출자하며 지분을 확대한 휴온스는 이를 통해 지배력을 다지는 동시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히알루로니다제 등 미래 파이프라인의 핵심 생산기지 확보에 나섰다.
 

(사진=휴온스글로벌)
 
팬젠 지분 추가 확보로 지배력 강화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온스는 최근 팬젠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59만6000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는 팬젠의 증자 전 전체 발행주식수(1289만8197주)의 4.6%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4979원으로 책정됐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은 5월 12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5월 29일이다. 신주 전량은 향후 1년간 보호예수 조치가 적용돼 매각이 제한된다. 
 
휴온스는 지난 2021년 팬젠에 처음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이후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늘려왔다. 지난해 11월 팬젠의 주요 주주였던 CG인바이츠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 달에도 CG인바이츠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바 있는 휴온스의 팬젠 지분율은 약 40%(특수관계인 포함) 수준이다. 이번 지분 확대를 바탕으로 휴온스는 팬젠의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 역량과 위탁개발생산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휴온스는 유증 참여 이유로 "경영상 목적 달성과 투자자의 의향, 납입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영권확립과 내부 파이프라인 통합에 따른 전략적 정비 목적이 더 크다는 게 업계 평가다. 
 
팬젠 지분 확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휴온스 신사업과의 '연결점' 때문이다. 휴온스랩은 최근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개발을 위해 팬젠과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임상에 착수한 상태다. 히알루로니다제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사용되는 효소 단백질로, 특허 만료에 따라 후발주자들의 개발 기회가 열린 상황이다. 이는 곧 휴온스그룹 차원에서 ‘히알루로니다제–CDMO–바이오시밀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 바이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팬젠은 R&D뿐 아니라 제조, 임상, 허가에 이르는 전주기 밸류체인에서 축을 담당하고 있다.
 
2010년 설립된 팬젠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에 주력하는 기업으로,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동물세포 배양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에포이에틴(EPO) 등 바이오시밀러의 개발·생산·판매에 집중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와 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팬젠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포주 개발 원천기술인 '팬젠 CHO-TECH'와 제품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팬젠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팬젠은 지난해 매출 147억원, 영업이익 10억원, 당기순이익 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에는 매출 73억원, 영업손실 42억원, 당기순손실 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배 가량 상승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실적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 EPO 바이오의약품 판매 증가와 위탁생산(CMO) 수주 확대를 꼽은 바 있다. 
 
 
사업 확장 넘어 지배구조 다지기
 
휴온스의 팬젠 지분 확대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와도 맞물린다. 지난달 25일 휴온스는 윤성태 회장이 보유한 주식 약 11만7000주를 세 명의 자녀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지만, 최대주주 측 특별관계인이 7인에서 10인으로 늘어났다. 차기 경영진 육성 또는 후계구도 준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지분 승계-계열사 통제력 강화-신사업 확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팬젠이 R&D부터 생산까지 그룹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 동시에, CDMO 글로벌 수주와 히알루로니다제 등 핵심 파이프라인의 상업화를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온스는 건강기능식품 사업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휴온스는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자회사인 휴온스푸디언스와 합병하는 절차를 지난 2일 완료했다. 이번 통합 과정을 거쳐 신설 법인 ‘휴온스엔’을 출범시켰다. 건강기능식품의 연구개발·제조·마케팅·유통 등을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시킨 ‘올인원’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게 특징이다.
 
팬젠의 모회사인 휴온스는 의약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멸균관리 등 다양한 헬스케어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을 중심으로 통합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주력 제품으로는 국소마취제, 점안제, 개량신약 및 제네릭 의약품 등이 꼽힌다. 지난해 매출은 5902억원, 영업이익 397억원, 당기순이익 2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9% 증가했지만, 원가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9.1%, 42.3% 감소했다. 
 
<IB토마토>는 휴온스 측에 팬젠 지분 확대를 통한 바이오사업 강화 계획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