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세 리스크와 반도체 부진으로 2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과 하반기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근거로 주가도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30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9조1400억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5%, 1.2% 증가한 것으로 증권가 전망치였던 매출액 77조원, 영업이익 5조1000억원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사업 부문별로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매출 51조7000억원, 영업이익 4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갤럭시S25 효과가 반영된 모바일경험(MX) 부문도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으로 양호했습니다. 반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5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에 그쳤습니다. HBM3E·파운드리 출하 지연과 낮은 가동률 등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삼성전자 실적엔 관세 변수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우려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강화와 함께 반도체·의약품 등 전략 품목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멕시코, 중국 등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예고한 국가에 주요 생산기지를 두고 있어 관세가 실제 부과될 경우 공급망 차질과 수익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주가도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삼성전자는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00원(0.54%) 하락한 5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소폭의 등락을 보였지만 결국 연초(5만5400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1년 전 7만7500원에선 28.4% 하락했으며,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 있었던 4월2일(5만8800원) 이후에도 5.6%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개인들이 반등을 기대하며 매수에 적극 가담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9일 기준 7517억원으로 이달 초 대비 약 12% 증가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9일 기준 7517억원으로 이달 초인 4월 2일 대비 9.4%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2468억원에서 4030억원으로 63.3% 급증했습니다. 증권가는 관세 우려에 따른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 레버리지 성격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2분기 전망은 비관적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조67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관세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 메모리 수급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최종 수요는 여전히 약하다"며 "관세 불확실성이 수요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는 이유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관세 불확실성과 수요 둔화 우려가 상존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매력과 중장기 수요 회복 기대로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84배로 과거 저점인 0.82배에 근접했다"며 "현재 주가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바닥권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가 실적 저점으로 향후 점진적인 개선 흐름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8만20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 상향 가능성과 메모리 업황 반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회복 여지가 있다"며 목표가 8만4000원을 유지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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