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KG모빌리티(003620)가 회계상 자본 구조를 정비하며 재무안정성 회복에 나섰지만, 수익성 악화와 현금 유동성 부족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회사는 최근 무상감자와 현금 유입 없는 출자전환 방식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했지만, 실제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자 차익은 결손금 보전에 전액 사용되고, 유증은 실제 현금 유입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내수 부진과 높은 금융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적 회복 없이는 재무 구조 개선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G모빌리티 '무쏘 EV'. (사진=KG모빌리티)
실적 ‘뒷걸음질’ 속 무상증자·유상증자 동시 진행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올 1분기 수익성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G모빌리티의 1분기 매출액은 9070억원으로 전년 동기(9814억원) 대비 7.58%,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173억원) 대비 38.7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85억원으로, 전년 동기 561억원에서 84.85%나 줄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신차 소매 심리 위축 등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특히 내수 판매량 감소가 KG모빌리티의 수익성 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KG모빌리티의 내수 판매는 8184대로 전년 동기(1만2212대 판매) 대비 33%나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차종별 수익성 등이 개선되며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KG모빌리티측 설명이다. 회사는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신모델이 출시되며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내수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판매 물량 증대와 함께 수익성을 더욱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흑자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떨어지는 등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가운데 KG모빌리티는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해당 작업이 진행 중인만큼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난 10일부터 내달 8일까지 KG모빌리티의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이번 무상감자는 주식 수는 유지하면서 주식의 액면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G모빌리티는 보통주 약 1억9640만주의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췄다.
이로 인해 KG모빌리티의 자본금은 약 1조118억원에서 2024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줄어든 자본금, 즉 약 8094억원 규모의 감자차익은 회사의 누적 결손금 보전에 사용된다. 이에 따라 쌍용차 시절 기업회생절차 종결 시 해결하지 못한 누적 결손금 1조1325억원을 전액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최근 KG모빌리티는 이 같은 무상감자와 함께 일진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앞서 KG모빌리티는 거래처 중 한 곳인 일진과 거래대금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달라 소송을 진행한 결과 일진에 채권이 있음을 법원이 인정, KG모빌리티가 해당 회생채권을 변제해야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회생채권 2억8879만원을 주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1만8278주의 신주를 발행했으며, 이는 현금 유입 없는 출자전환 방식이다. 해당 신주는 회생채권자인 일진에 배정된다.
여기서 출자전환은 일종의 부채 상환 방식이다. KG모빌리티는 과거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를 받은 이후, 당시 발생한 상거래채권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갚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채권자는 현금 대신 주식을 받고, 회사는 부채를 장부에서 지우게 된다. 실제로 회사에 들어오는 돈은 없지만, 장부상 부채가 줄어들기 때문에 재무안정성은 개선된다.
실질적 재무구조 개선 효과 미미한 수준…수익성 제고가 ‘관건’
다만 이번 조치가 단순히 재무제표상 개선 효과로만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는 회계적으로 필요한 조치이며 외부 투자자에게 기업 신뢰 회복 의지를 보여주는 측면도 있지만, 실질적인 자금 유입이 없을뿐더러 사업 부문에서의 수익성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KG모빌리티는 저조한 수익성에 따른 현금창출력 저하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KG모빌리티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단기성부채보다 부족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회사가 가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26억원, 단기금융상품이 8억원, 기타자산이 1169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의 총 금액은 2106억원이다. 반면, 회사가 갚아야 할 단기성부채는 단기차입금 1398억원, 유동성전환사채 512억원, 유동성신주인수권부사채 1268억원 등으로 총 3178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은행 차입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만 230억원에 달한다. KG모빌리티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4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비용이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도 0.06배에 그쳐 적정기준인 1배 이상에 못 미친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라는 것은 회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해 KG모빌리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분기 수익성이 감소하긴 했지만 경기 불황이 심한 만큼 흑자를 유지한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평가된다”라며 “향후 수익성 제고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