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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고환율 장기화와 국내외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인해 면세업계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면세업계 빅3로 불리는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의 적자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신세계디에프의 재무안정성이 업계 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신세계디에프)
면세 업황 악화 속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재차 증가
24일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면세산업 시장규모는 13.8조원으로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15.5조원 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면세산업은 중국인 개별 관광객과 따이궁(대리구매상) 수요에 힘입어 2019년 24.9조원까지 성장한 바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17.8조원으로 회복됐지만 엔데믹 이후 따이궁 객수 감소와 면세업계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최근 면세점 보다 올리브영과 무신사 등 로드숍 쇼핑 등을 선호하는 등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코로나19 확산 당시 보다도 어려운 업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부채비율 228.0%를 기록하며 면세업계 빅3 중에서 재무안정성이 가장 열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NICE신용평가 등이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던
호텔신라(008770)의 지난해 부채비율 197.0%보다도 약 3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호텔롯데(120.0%) 보다는 100%포인트 이상 높았다.
특히 신세계디에프의 부채비율은 2023년 183.6%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영업권과 신세계디에프글로벌 영업종료에 따른 자산 손상이 반영되면서 재차 증가했다. 반면 지난 2023년까지 394.1%로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던 호텔신라는 부채비율이 197.0%로 감소했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장충동에 위치한 토지의 자산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자본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1917억원이던 토지 장부가액은 1조1290억원으로 재평가됐다.
차입금의존도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디에프는 48.3%를 기록하며 호텔롯데(37.8%)와 호텔신라(43.5%) 보다도 열위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 2020년 신세계디에프의 차입금의존도가 72.7%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24.4%포인트 감축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동종업계 대비 높다.
인천공항 투자로 차입금 늘었지만…매출 신장은 '글쎄'
앞서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2023년부터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DF2, DF4 권역 신규입점 관련 리모델링 비용으로 약 500억원, 2023년 보증금 지출 약 1953억원 등 투자부담이 이어졌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1월부터 주요 매장을 점진적으로 오픈해 왔으며, 지난 9월에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 서편에 총 2107㎡(637평) 규모의 복합패션 매장과 뷰티 편집매장을 열었다. 이를 통해 개별 관광객 취향을 맞춘 체험형 쇼핑공간 '신세계존' 조성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총차입금도 증가했다. 2022년 4777억원까지 줄어들었던 총차입금은 2023년 6071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5338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2022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총차입금의 증가에도 지난해 차입금의존도는 2022년 대비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자산총계가 9223억원에서 1조1050억원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신세계디에프는 보수적 재고운영과 기업어음(CP)과 사채발행을 통한 장·단기 차입금 비중 조정, 적정 자금 여력 확보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국신용평가 등은 인천공항 확장으로 인한 여객수 증가와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수익성이 일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와 고환율 등으로 인해 입·출국객 수가 면세점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인천공항 임차료 부담도 적지 않다. 현재 인천공항점은 출국객 수에 비례한 임차료를 납부하고 있으며, DF2는 여객당 9020원, DF4는 2506원 수준이다. 이에 신세계디에프는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올해 계획된 시내 면세점 투자도 취소하는 등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들어서는 부산 면세점을 폐점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당기순손실 904억원이 발생하면서 결손금이 5228억원 누적됐다. 호텔롯데가 이익잉여금 5조1907억원, 호텔신라가 2234억원이 쌓여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와 관련,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희망퇴직 등에 따른 일시 비용 증가와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에 따른 임차료 부담 증가와 자산손상 등으로 당기순손실이 확대됐다"라며 "향후 영업실적 개선과 운영효율화 등을 통해 부채 부담을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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