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서울시가 ‘책’을 도심 한복판으로 끌어옵니다. 서울시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 4월23일부터 '2025년도 서울야외도서관'을 엽니다. 광화문광장에서 ‘광화문 책마당’을, 청계천에서는 ‘책읽는 맑은냇가’를, 서울광장에서는 ‘책읽는 서울광장’을 매주 3일(금·토·일)씩 운영합니다. 상반기(4~6월)와 하반기(9~11월)로 나눠 운영되며, 여름철엔 야간 프로그램도 특별 운영될 예정입니다.
서울야외도서관의 책읽는 맑은냇가 사일런트 '책멍' 프로그램. (사진=서울시)
'힙독클럽' 출범, 자치구로 사업 확대
이번 시즌 서울야외도서관은 1만명 규모 공공 북클럽 ‘힙독클럽’을 만들어 출범시킵니다. 클럽 회원이 되면 ‘리딩몹’과 ‘노마드 리딩’ 등 새로운 형태의 독서 활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리딩몹은 클럽 회원들이 온·오프라인에 모여 함께 읽고 쓰고 듣는, 노마드 리딩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명소에서 독서를 즐기는 프로그램입니다. 클럽 회원들은 필사·완독 인증·추천 등 활동을 통해 독서 마일리지를 쌓기도 하는데요. 개인 독서 기록 축적으로 시민들의 책 읽기를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시즌 또 다른 변화는 자치구 단위 확대입니다. 올해부턴 서울 전역 14개 자치구(강서, 광진, 성북 등)에 야외도서관이 운영되며 각 지역 공원과 도서관 앞 야외 마당이 책 읽는 풍경으로 탈바꿈될 예정입니다.
서울야외도서관의 '책읽는 서울광장' 창의놀이터. (사진=서울시)
공간 특성 살린 다채로운 콘텐츠
각 공간마다 특성을 살린 독서 콘텐츠도 돋보입니다. 광화문 ‘책마당’은 도심 속 휴양지 콘셉트로 ‘달빛낭만극장’ ‘달빛낭만콘서트’ 등을 운영합니다. 청계천 ‘책읽는 맑은냇가’는 올해 서울의 상징색 ‘그린 오로라’를 반영한 몰입형 좌석과 소반을 둬 독서에 최적화된 공간, 서울광장은 ‘잔디 씨어터’ ‘레고 라이브러리’ ‘여행도서관’ 등 가족 단위 방문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책읽는 서울광장’에선 광장 시그니처 서가에 비치된 큐레이션 도서를 직접 배달해주는 ‘퀵(Quick) 서비스’와 다 읽지 못한 책을 다음 방문에 이어볼 수 있도록 보관해주는 ‘킵(Keep)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개장 주간(4월23일~27일)에는 김초엽·박상영·조예은 작가와의 만남, 아코디언 재즈 공연, 달빛 영화 상영 등 문화 행사가 펼쳐집니다. 어린이날 연휴(5월4일~6일)에는 레고코리아, 영국대사관과 협력한 독서 체험, 전통놀이, 마술 공연, 북콘서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기획돼 있습니다.
2025년 서울야외도서관 공식 포스터. (사진=서울시)
힙독 문화, MZ에게 닿을까
마채숙 서울시청 문화본부장은 이번 시즌 서울야외도서관 개장과 관련해 “서울 전역이 펀(Fun)한 독서로 들썩이는 매력적인 ‘책 읽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번 시즌에는 ‘힙’한 독서 문화 구축을 위한 서울시의 노력이 돋보이는데요. 모든 야외 도서관에선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책에 집중할 ‘책멍’ 프로그램이 정기 운영될 방침이고, ‘독서 캠핑’ ‘파자마 떼독서’ ‘사일런트 책멍’ 등 독서를 놀이처럼 즐기는 방식을 통해 MZ세대에게 적극 어필한단 계획입니다.
지난해 서울야외도서관에 참여했던 고등학생 김수인(17)씨는 “광화문 광장 빈백에 누워 책 읽은 경험이 좋았는데 올해는 재밌는 프로그램까지 있다니 더 기대된다”며 “개인적으로는 책멍 프로그램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반짝했던 ‘한강 신드롬’ 이후 대한민국 독서 문화, 책이 사람과 도시를 잇는 문화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서울시의 독서 실험이 ‘책 읽는 대한민국’으로의 변화를 일궈낼 변곡점이 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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