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완연한 봄 날씨 속 경기도 파주에서 '통일 열망'을 담고 북녘을 향해 달리는 평화 마라톤이 진행됐습니다.
<뉴스토마토>와 우리아이재단, 파주시는 20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일대에서 '오케이좋아 연예인 봉사단'의 후원으로 '2025 DMZ 평화마라톤'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마라톤 대회엔 총 인원 5000명이 참석했습니다. 코스는 하프, 10㎞, 5k㎞으로 나뉘었습니다.
마라톤 대회 시작 시간인 9시30분 보다 1시간 전인 8시를 전후로 대회 참가자들은 임진각 평화누리 현장에 모여 몸을 푸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인파들이 몰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는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들이 정체가 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날 마라톤 대회엔 파주 러닝 크루, 무적대대, 양평마라톤, 평양선봉 돌격대대 등 다양한 단체들이 부스를 설치하고 참석했습니다.
이번 마라톤은 지난해 일반 시민들의 일상이 무너졌던 윤석열씨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열린 첫 마라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의 의에 대해 "전세계 정치,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한민족의 미래를 짊어질 남과 북 우리 아이들의 웃음 되찾기 프로젝트"라고 설명했습니다.
20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2025 DMZ 평화마라톤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대회가 열리기 전 몸을 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봄날 만끽 하시길"
오전 9시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이사는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라톤 대회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정 대표는 "가족들과 가까운 친구, 가까운 분들과 함께 봄날을 만끽하시기를 기원한다"고 했습니다.
신창석 오케이좋아 연예인 봉사단 총감독은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 이렇게 활기차게 마라톤으로 새아침을 시작한 여러분들을 보니까 제 마음도 뿌듯하다"며 "멋지게 좋은 추억 남기시고, 멋있게 통일도 기원하면서 기분 좋게 가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20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2025 DMZ 평화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뛰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나중에는 분단지역 너머까지 함께 뛰었으면"
마라톤 대회 시작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더해졌습니다. 출발 신호를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를 신호로, 빠르게 치고 나가는 참가자부터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보폭을 맞춰 뛰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봄날 햇살을 아이와 같이 느끼기 위해 유모차에 태운 채로 달리는 참가자들도 있었습니다.
가족과 지인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들의 페이스를 맞추며 코스로 뛰어나갔습니다.
하프코스는 임진각 평화누리-여우고개사거리-통일대교-여우고개사거리-임진각 평화누리를 돌아오는 코스로 달렸고, 10㎞는 임진각 평화누리-마정교차로-통일대교-임진각 평화누리 코스, 5㎞는 임진각 평화누리-마정교차로-임진각 평화누리를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됐습니다.
이날 마라톤에는 안전을 위해 구급차가 총 7대 배치됐습니다. 마라톤 참가자들은 4차선 도로 중 2차선을 이용해 달렸습니다. 현장에는 교통경찰들이 배치돼 인접하는 차량을 제어하는 등 빈틈없이 안전을 지켰습니다.
안전하게 완주를 한 참가자들은 북한과의 국경이 허물어지고 국경 너머까지 마라톤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염원했습니다.
이날 완주하고 돌아온 참가자들은 기다리는 음식이 있었습니다. 오케이좋아 연예인 봉사단이 준비한 짜장면이었습니다. 연예인 봉사단은 푸드트럭을 동원해 1200명분의 짜장면을 준비했습니다. 결승선을 밟은 5㎞, 10㎞ 코스 참가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푸드트럭 앞에는 줄이 길어졌습니다.
신창섭 오케이좋아 연예인 봉사단 이사장은 "나중에는 마라톤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고 봉사단이 대규모로 가고 짜장면도 1만2000명분을 준비해서 마음껏 먹이며 통일 축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신 이사장은 "1200그릇을 나눠주면서 풍족한 마음을 느꼈다"며 "북한 동포에게도 다 먹이고 싶고, 앞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날 마라톤 대회가 끝난 뒤에도 가수 신혜연씨 등의 공연을 비롯해 경품행사가 진행됐고, 참가자들과 가족들은 현장을 떠나지 않고 봄날의 햇살을 만끽했습니다.
경기 파주=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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