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첫 주, 외국인 '2차전지·반도체'에 쏠림
대차잔고 낮은 화장품·조선 회피 업종 부각
전문가 "장기 전략 필요…가치주 대응 유효"
2025-04-07 15:06:57 2025-04-07 15:06:57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17개월 만에 국내 증시에서 다시 공매도 거래가 허용된 첫 주 외국인 주도의 매도세가 시장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대형 성장주는 집중적인 공매도 타깃이 된 반면 방산·조선·화장품 업종은 상대적으로 공매도 영향에서 한 발 비켜선 모습이었습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일주일 동안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6조4082억원으로 하루 평균 1조2816억원에 달했습니다. 거래대금은 4영업일 연속으로 증가해 지난 4일엔 1조422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첫주 공매도가 전체 증시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3%로 집계됐습니다. 공매도가 전면 중단되기 직전 한 달(2023년 10월4일∼11월3일) 일평균 7884억원과 비교해 63%나 증가한 것입니다.
 
공매도는 대부분(90%) 외국인 투자자들에게서 나왔습니다. 외국인들은 지난 일주일 동안 코스피 5조8625억원, 코스닥 6417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지난 2일 기준 공매도 보유잔고가 많은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었으며, 셀트리온(068270), 에코프로비엠(247540), 포스코퓨처엠(003670), 에코프로(086520),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업종별 쏠림도 컸습니다. 철강·화학·배터리 등은 과거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업종인데요. 이번에도 거래대금이나 대차잔고 면에서 공매도 세력의 주된 타깃이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방산과 조선, 화장품 등은 공매도 재개 속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선과 방산주는 공매도 타깃이 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주가가 상승했다"며 "조선과 방산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수요 기대 등으로 오히려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어 공매도 노이즈가 있을 때 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면서 대차잔고 증가율이 낮은 화장품을 비중확대 업종으로 추천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공매도 영향이 지속되겠지만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크고 펀더멘털이 안정적인 종목은 하락해도 회복이 빠른 편"이라며 "단기 매매가 어렵다면 가치주 중심의 장기 포트폴리오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 비율이 높고 메자닌을 발행한 종목 중 전환가보다 주가가 낮은 종목은 차익거래 목적의 공매도가 유입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