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3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지난달 한국 수출이 1년 전보다 3.1%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무역수지도 전년 동기 대비 5억8000만달러 늘면서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양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3월 수출을 견인했습니다. 다만, 정부는 오는 2일부터 잇따라 발표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자동차 관세 시행을 앞두고 이번 달 수출 전망은 불확실 내지 흐림이라고 전망했습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8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1% 늘었습니다. 이는 역대 3월 수출 순위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5.5% 증가한 26억50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품목별로는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7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IT 전 품목 수출이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동시 플러스를 기록했습니다.
수출 1위 '효자' 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1.9% 오른 131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3월 최대 수출 실적인 2022년 실적(131억2000만달러)에 근접하는 수치입니다. 반도체 수출은 전달 16개월 만에 감소한 바 있으나, DDR5(Double Data Rate 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출 호실적으로 다시 증가 전환했습니다.
컴퓨터 수출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 증가에 따라 33.1% 오른 11억8000만달러로 15개월 연속 늘었습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에 따라 SSD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대규모 AI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는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으로의 수출 호조세에 기인했습니다.
무선통신기 수출은 13.8% 오른 12억7000만달러로 2개월 연속 늘었습니다. 디스플레이 수출도 2.9% 오른 1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간 지속된 감소 흐름을 끊고 증가 전환했습니다.
선박 수출은 51.6% 늘어 2023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의 최대 실적인 32억달러를 기록하며 증가 전환했습니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6.9% 증가한 14억달러를 기록해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반도체와 함께 양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1.2% 늘어난 62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기차 수출이 39% 감소했지만, 늘어난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차 수출이 전체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주요 제품 국제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6% 이상 하락한 가운데, 주요 정유사의 정기 보수로 수출 물량도 감소하면서 28.1% 감소한 3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석유화학은 10.8% 감소한 36억2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미국이 지난달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철강제품 수출은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0.6% 감소한 2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알루미늄 수출은 5억달러로 20.4% 증가했습니다.
이에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철강은 통상적으로 계약이 이루어진 뒤 수출하기까지는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며 "철강의 미국 관세 영향이 아직까지는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습니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시장 중 6개 지역에서의 수출이 늘었습니다. 대미국 수출은 1년 전보다 2.3% 증가한 111억3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대중국 수출은 석유화학과 무선통신기기 수출의 호실적에도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4.1% 감소한 101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박 실장은 "대중 수출에서 반도체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 내 창신메모리(CXMT) 등 업체들의 공급이 증가하면서 레거시 반도체 분야의 경쟁이 심화한 데 따라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 품목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9.1% 증가한 103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월에 이어 3월에도 대중국 수출 실적을 넘어섰습니다.
대유럽연합(EU) 수출은 선박 수출이 2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바이오헬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9.8% 증가한 6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대중동 수출은 13.6% 증가한 17억7000만달러로 2개월 연속 증가했고 일본과 독립국가연합(CIS) 수출은 증가 전환했습니다.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533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에너지 수입은 원유(-9.0%), 석탄(-34.8%) 수입 감소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7.3% 감소한 101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반도체 장비(86.2%) 등 에너지 외 수입은 4.8% 증가한 432억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수출에서 수입을 제외한 무역수지는 49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누적 무역수지는 73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습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에 이어 상호관세·자동차 관세가 부과되는 것을 두고 박 실장은 "관세가 바로 가격이나 계약에 바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우리 업계의 큰 불안 요인, 불확실성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의 현상이 4월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른 우리 수출 전망도 불확실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3월에는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하에서도 IT 전 품목 수출이 8개월 만에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2월에 이어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 달성했다"며 "미 신 행정부와 대화를 지속해 나가는 가운데 국내 지원 조치도 신속하게 마련해 우리 수출업계가 당면한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가는데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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