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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21일 17: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HL만도(204320)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수주 증가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가파른 외형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와 이에 따른 단기성부채로 인해 금융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이자비용 증가 속도도 빨라지면서 재무구조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HL만도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입구조 개선과 재무건전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HL만도)
영업이익 3000억원대 돌파…EV용 플랫폼 수주 '호조'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만도는 2022년 영업이익 2481억원, 2023년 2793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3000억원을 돌파하며 3588억원을 기록하는 등 대규모 실적 개선을 이뤘다.
HL만도가 큰 폭의 성장을 이룬 것은 전기차(EV)용 플랫폼 수주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HL만도는 차량 제동, 조향, 현가 장치 등을 개발·생산하는 종합 부품 기업으로,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관한 부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중국·북미 시장에서도 현지 고객사 확대를 통해 글로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또 자회사인 HL클레무브를 통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자율주행을 위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핵심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미국과 멕시코, 브라질에 대한 합산 매출(5457억원)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영향도 크다. HL만도는 포드,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자율주행 핵심 기술인 능동형주행보조시스템(ADAS)과 통합전자브레이크(IDB)를 공급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HL만도의 해외 고객사 비중 확대가 리스크를 줄이는 안전장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율주행 규제 완화를 교통부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점도 HL만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간 2500대로 제한된 자율주행차량(레벨4 이상) 배치 규모가 최대 10만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HL만도의 ADAS 및 IDB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HL만도는 이미 3세대 자율주행 통합 제어기의 개발을 마치고 양산 준비를 끝냈으며, 2019년 자율주행 레벨4 시험 운용에도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중국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25% 증가했는데, 이런 흐름이 HL만도의 매출 증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컨설팅업체 로모션이 발표한 지난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710만대로, 1년 전 대비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 증가 효과로 미국, 중국 판매 성장이 4분기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친환경차 중심의 전장 제품 생산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HL만도의 구조적인 영업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자비용 1천억원 돌파…글로벌 현지 투자 영향
하지만 이와 같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HL만도의 이자비용은 1127.5억원으로 전년(957.3억원) 대비 17.8%(170.2억원) 증가했다. 이는 단기성부채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HL만도의 지난해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차입금은 8031.2억원으로, 전년(5064.2억원) 대비 약 30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단기성부채 증가는 기업의 재무 부담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로, 이는 추가적인 금융비용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유동성사채는 100억원으로 전년(4698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이자비용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현지 생산체계 구축으로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이어진 것이 주효했다. 회사는 올해부터 본격 가동되는 멕시코 2공장은 100만대의 IDB 2세대 생산·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재무적으로도 HL만도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HL만도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5355.3억원으로, 증가한 단기성부채를 단독으로 상환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여기에 기타금융자산 10억원을 포함한다고 해도, 단기성부채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HL만도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입구조 개선과 재무건전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율주행 및 전장부품 사업 확대가 수익성 개선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HL만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23년 123.9%였던 유동비율이 지난해 126.8%로 오히려 개선됐으며 재무구조 역시 건전한 상태로 관리되고 있다"라며 "지속적인 매출성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재무비율 개선을 위해 수익성 관리 외에도 현금흐름 관리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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