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선두주자 미국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삼성 제품에 친필 사인을 남겼습니다. 지난해 황 CEO는 삼성 HBM에 '젠슨 황 승인' 사인을 남긴 바 있으나, 삼성은 1년 넘게 제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향후 공급에 대해서 황 CEO가 원론적 입장으로 일관한 반면, 삼성은 올해 2분기에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GDDR7에 친필 사인하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각) 오후 황 CEO는 협력업체 부스가 마련된 새너제이 컨벤션을 찾아 삼성 부스에 전시된 그래픽 메모리(D램)에 친필 사인을 남겼습니다.
이날 대만 협력업체 페가트론과 폭스콘에 이어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황 CEO는 전시된 제품을 보고 “이것이 GDDR7인가”라고 물어본 뒤 삼성 관계자가 “맞다”고 답하자 사인을 남겼습니다. GDDR7은 엔비디아의 최신 게임용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5090’에 탑재된 그래픽 메모리입니다.
황 CEO는 '삼성'(SAMSUNG)이라는 단어와 함께 ‘GDDR7 최고!’(GDDR7 Rocks!), ‘RTX는 계속된다’(RTX ON!)이라는 단어를 기재했습니다. 그는 이어 삼성 관계자들과 함께 부스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젠슨 황이 사인한 삼성 GDDR7. (사진=연합뉴스)
앞서 황 CEO는 삼성 GDDR7 제품을 두고 말실수를 한 바 있습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RTX 5090에 마이크론 메모리를 탑재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래픽메모리를 안 하는 걸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다음날 성명을 통해 “지포스 RTX50 시리즈에는 삼성을 시작으로 다양한 파느터사의 GDDR7 제품이 들어간다”고 정정했습니다.
황 CEO가 삼성 제품에 친필 사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지난해 GTC에서는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HBM3E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적은 바 있습니다.
GTC2024에서 젠슨 황이 사인한 삼성 HBM3E. (사진= 한진만 삼성전자 미주총괄 SNS)
황 CEO가 친필 사인을 남긴 지 1년이 넘었지만 삼성전자 HBM3E은 엔비디아 공급을 두고 퀄테스트(품질 인증)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 CE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에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3E가 탑재될 가능성에 대해 "삼성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분명히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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