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국민은행, 인니 KB뱅크 살리기 '안간힘'…부실·금리 변수 넘을까
대손충당금에 '발목' KB뱅크…적자 폭 확대
기준금리 인하 속 정상화 전략 시험대 올라
2025-03-24 06:00:00 2025-03-2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법인 PT뱅크부코핀(KB뱅크)을 정상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온·오프라인 서비스 강화를 통해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삼았지만, 대손충당금 부담과 기준금리 인하 등 시장 변수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본점.(사진=국민은행)
 
영업망 확대와 디지털 전환으로 반전 노려
 
20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KB뱅크는 현재 172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올해 8개 지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국민은행 해외 법인 중 유일하게 지점 수를 늘린다. 3년간 100여 개의 저수익 점포를 정리한 뒤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신설 지점은 금융 수요가 높고 타 은행과의 경쟁이 낮은 곳으로 정했고, 기존 인력을 재배치해 비용 부담도 줄였다. KB국민은행은 이를 통해 현지 리테일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낸다. 올 2분기 내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도입한다. 2021년부터 4년간 공들인 플랫폼이다. 현재 지점의 수작업 의존도와 오류 위험을 줄이고, 리스크 관리도 간편해졌다. 계좌 개설과 대출 신청 과정을 줄여 고객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성과도 거뒀다. 대손충당금을 줄이고 대출자산을 늘렸기 때문이다. KB뱅크 지난해 순이자수입은 전년 말 대비 29.2% 성장했다. 은행의 이자수입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순이자마진은 지난 2023년 말 0.78%에서 1년 새 1.31%로 올랐다. 건전성도 개선돼 부실여신비율은 전년 39.7%에서 23.1%로 개선됐다.
 
국민은행은 KB뱅크를 연내 정상화 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강남채 KB국민은행 부행장도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비용을 지출했다고 지적받자 흑자 전환 시기를 내년이 아닌 올해로 앞당기기도 했다.
 
전방위적 지원에도 KB뱅크의 당기순이익은 악화됐다. 지난해에도 KB뱅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악화됐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606억1700만원이다. 전년 말 2612억6300만원에 비해 37.8% 증가한 규모다. KB뱅크는 지난 국민은행이 지난 2018년 지분 22%를 취득한 뒤 2020년 추가 지분을 확보해 국민은행 계열사로 편입됐다. 지난 2023년 5월 유상증자 후 지금까지 지분 66.88%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지배기업 지분순손익은 2409억6800만원으로, 국민은행 본사 실적에 2000억원 넘는 부담을 안겼다. 영업수익도 2023년 5455억9300만원에서 2024년 5230억5800만원으로 4.1% 감소했다.
 
금리 인하와 글로벌 불확실성 '변수'
 
KB뱅크는 인수 당시부터 '부실 은행'으로 잡음이 생겼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67%로, 인도네시아 상업은행 평균 2.3%를 크게 웃돌았다. 부실 여신 정리를 위해 지난해 대손충당금 1216억원을 쌓은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관련 인니 정부 정책 지원도 끝나면서 인수 전 취급한 부실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손실 규모를 키웠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이 여파로 단순히 실적 감소에만 그친 것이 아닌 자본력도 하락했다. 지난해 KB뱅크의 총자본은 6135억4100만원에서 2857억8800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자본은 자산과 부채를 더해 산출되는데, 부실자산 상각분이 반영돼서다.
 
 
 
시장환경도 녹록지 않다. 인도네시아의 기준 금리는 5.75%다. 지난해 8월 기준 6.25%에서 다음달 6%로 내린 뒤 올해에도 한차례 더 내렸다. 금리 하락으로 은행업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KB뱅크의 실적은 이자이익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989억원, 비이자이익은 183억원이다. 금리 하락은 NIM 개선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은행의 NIM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변수도 생겼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글로벌 무역분쟁이 발생해 경기 흐름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현재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5%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과 정부 대응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속적인 부실여신 정리를 통해 대규모 충당금 가능성이 낮아졌고, 디지털 강화로 정상화 기대가 높다"라면서 "다만 거시적인 측면에서 금리 인하 속도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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