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계속 내려가고 있지만 최저 신용자들이 이용하는 신용카드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은 제자리 수준입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폭이 작지 않지만 대출 절벽에 몰린 서민 체감도는 낮습니다.
1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 만기) 금리는 전날 기준 2.991%입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달 26일 2.994%로 2%대에 진입한 뒤 3.0%대 초반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수수료율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들의 리볼빙 수수료율은 지난달 기준 평균 운영 가격이 17.09%로 전월 대비 0.04%p 올랐습니다. 반면 조달금리는 평균 3.12%로 0.07%p 줄었습니다.
카드론은 신용점수 500점 이상 이용할 수 있지만, 리볼빙은 이보다 더 낮은 최저 신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따라서 리볼빙 수수료율은 여느 대출 상품처럼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수수료율이 높고 수수료 인하율도 낮습니다.
평균 수수료율이 가장 높았던 우리카드가 1.51%포인트로 수수료율을 가장 많이 내렸고,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했던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리볼빙 수수료율은 신용점수 구간별로 전월 대비 내려간 수준은 0.2%대 포인트로 비슷합니다. 그러나 신용점수 구간이 낮아질수록 수수료율을 내리는 카드사가 적어집니다.
리볼빙은 결제 금액을 이월하는 기능이라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대출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카드사로부터 가계 자금 부담을 줄이는 측면에서 본다면 리볼빙 잔액이 줄어들면 수수료율이 낮아져야 합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온 후 여전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내려갔습니다. 2%대에 진입한 것은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입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여전채에 반영되기까지 두세달의 시차가 반영되면서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연말부터 3%대 초반으로 빠르게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카드사의 사업 조달 부담이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은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앞으로 여전채 금리도 더욱 내려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리볼빙을 비롯해 카드 대출, 나아가 가계 대출까지 돈을 빌리는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폭이 줄어든 것일 뿐 전반적으로 수수료율이 높은 곳이 더 많이 내리는 식으로 맞춰가고 있다"며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카드 대출 상품이나 리볼빙 수수료율 부담도 내려가는 기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여전채 금리가 계속 내려가고 있지만 최저 신용자들이 이용하는 신용카드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은 제자리 수준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음식점에 카드 결제 가능 안내 홍보물이 붙은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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