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K금융)④우리웰스뱅크 "현지화 이어 교민 금융사각 없앨 것"
최성현 법인장 "마닐라·세부 선택과 집중 전략"
2025-03-13 06:00:00 2025-03-13 06:00:00
 
(필리핀 세부=이종용·문성주·유영진 기자)"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이 금융 혜택을 많이 못 받고 계세요. 우리웰스뱅크가 현지 리테일 영업을 위주로 하고 있는데, 앞으로 교민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려고 합니다."
 
최성현 우리웰스뱅크 법인장 지난 6일 특별취재팀과 만나 우리웰스뱅크 고객 중 95%는 필리피노이지만, 최근 한국 교민 대상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웰스뱅크 법인 본점은 세부의 주요 상업 지역인 세부 비즈니스 파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세부 공항이 있는 막탄섬의 휴양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비즈니스 파크에는 현지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주요 콘도들이 즐비해 있으며, 새로운 호텔이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최성현 우리웰스뱅크 법인장이 지난 6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최 법인장은 현지 리테일 업무뿐만 아니라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지상사 금융지원 영업 탈피
 
우리웰스뱅크는 필리핀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현지화된 법인입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필리핀 저축은행인 웰스디벨롭먼트뱅크(Wealth Development Bank)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필리핀에 진출했습니다. 2014년 필리핀이 금융시장을 개방한 이후 외국계 은행이 현지 금융 사를 인수한 첫 사례라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빅살 그룹(Vicsal Group)이 우리웰스뱅크 지분 49%를 소유한 2대 주주인데요. 금융계열사가 아닌 필리핀 전역에 약 100만명의 회원을 가진 백화점 등을 보유한 대형 유통업체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웰스뱅크는 빅살 그룹 임직원 급여뿐만 아니라 관계사인 메트로(Metro) 백화점·마트, Metro 납품 업체, 계열사인 부동산 개발업체 등과 거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메트로백화점·마트가 입점한 건물에 ATM 설치하고 현금 파출수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시너지도 내고 있습니다. 
 
우리웰스뱅크 저축은행 업태는 소매금융(리테일) 업무가 주된 영업 부문입니다. 최 법인장은 "필리핀 내 대기업의 지상사 금융지원 위주 영업이 아니라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주요 고객으로 이들의 금융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필리핀은 금융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국가로, 금융 거래에 관해 우리 교민 및 유학생들에게 불리한 경우가 많다"며 "편리하고 금융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가 빠르게 출시되고 있지만, 정보가 투명하지 않기에 아직은 소외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웰스뱅크는 우리 교민들이 가지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교민 단체톡방, 영사관 및 한인회 등에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웰스뱅크는 필리핀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현지화된 법인이다. 필리핀 세부의 비즈니스 파크에 위치한 우리웰스뱅크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우리은행 필리핀 법인인 우리웰스뱅크는 고객 95%가 현지인이며, 최근 한국 교민을 상대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세부 비즈니스 파크의 우리웰스뱅크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금융소외 교민 혜택 확대
 
현지 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필리핀 교민의 특성상, 한국 내 계좌의 자금을 건당 250페소(한화 약 6000원)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현지 ATM을 통해 인출하고 있습니다. 우리웰스은행은 우리은행과 협업으로 ATM 인출 시 수수료를 면제하고 웰스뱅크로 페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교민들의 금융 혜택을 넓히고 있습니다.
 
최 법인장은 "한·필 경제 협력이 강화되면서, 필리핀 내 교민과 주재원, 한국 어학연수생 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들에게까지 적합한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웰스뱅크의 지난 2월 말 기준 총 직원수 439명으로 현지직원이 433명(98.6%)에 달합니다. 한국과 달리 필리핀은 신입사원 공채 개념이 없어 일반적으로 구직사이트를 통해 채용 공고를 내거나 주요 대학 취업박람회에 채용 부스를 운영합니다. 헤드헌터사를 통하거나 빅살그룹과 함께 장학금 제도를 통한 채용도 이뤄집니다. 
 
최 법인장은 "대고객 서비스 교육이나 업무연수도 중요하지만, 현지 직원들 대상으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내부통제 교육으로 글로벌 기준에 맞는 금융인의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금세탁방지 관련으로 글로벌 표준과 동일하게 기준을 적용하는 시스템(SAS)을 도입했고, 사고예방을 최우선 목표로 한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현지직원 연수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부터 모니터링 유닛(Monitoring Unit)을 운영하고 시스템 감시 기능과 현장 검사도 강화했습니다. 
 
필리핀 세부의 우리웰스뱅크 법인에는 2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최성현 법인장이 본사 직원들의 업무에 대해 소개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내부통제 교육 중점
 
우리은행은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으로 글로벌그룹 차원에서 '우리 글로벌 패밀리(Woori Global Family)'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지직원들 중 우수직원 2명을 선발해 한국에서 일주일 간 연수를 보내 우리은행 한국 본점과 영업점 견학, 한국문화 체험 등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우리웰스뱅크는 내부통제 우수 직원 위주로 선발하고 있으며, 핵심우수인력의 장기근무를 유도합니다. 
 
저축은행 업태이다보니 외환이나 카드, 방카슈랑스, 신탁 등의 영업 라이센스 부족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 법인장은 "디지털뱅킹 전환, 대고객 편의성 제고, 안전한 시스템 등으로 현지 조달 및 운영으로 현지화를 완벽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한국 지상사를 따라가는 기존의 해외점포 진출의 전략틀을 뒤집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웰스뱅크는 현재 필리핀 전국 25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최 법인장은 "점포 효율화 정책을 통해 마닐라 및 세부 이외의 점포는 축소하고, 마닐라 및 세부 내에 신규 점포를 신설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상업은행 전환을 통해, 외환 및 신용카드 비즈니스로 확대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웰스뱅크는 저축은행 업태로 리테일 업무가 주된 영업 부문이다. 최상현 법인장이 지점 내 상담 창구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5)편에서 계속>
 
필리핀 세부=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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