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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10일 18: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B손해보험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가운데 지배구조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사외이사 구성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위해 특별 체계를 마련해 둔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보험업권 책무구조도 도입에 앞서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며 내부통제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평가서 7년 연속 ‘A등급’
10일 회사 ‘2024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한국ESG기준원이 실시한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A등급(우수)을 7년 연속 획득했다. 이는 지배구조 분야에서 보험업계 내 최고 수준의 등급이다.
ESG 등급 평가는 상장사나 금융사 ESG 활동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 수준을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만든 지표다. A등급은 해당 금융사가 모범규준 체계를 갖추고 있고,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여지가 적음을 뜻한다.
(사진=KB손해보험)
지난해 지배구조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보험사는 KB손해보험 외에
코리안리(003690),
현대해상(001450), KB라이프,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생명, 신한라이프 등이 있다. B+ 등급에는
DB손해보험(005830),
동양생명(082640),
미래에셋생명(085620),
롯데손해보험(000400),
삼성생명(032830),
삼성화재(000810),
한화생명(088350),
한화손해보험(000370), 흥국화재, DB생명, iM라이프(DGB생명), 교보생명, 메리츠화재, ABL생명, 푸본현대생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금융사 지배구조 평가는 이사회와 주주권 보호, 최고경영자, 보수, 위험관리, 감사기구와 내부통제, 이해관계자 소통 등이 핵심 요소다. 우수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시스템과 관행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ESG 이슈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배구조 관련 모형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가 이뤄진다”라면서 “여러 영역에 대한 평가 후 점수가 도출되면 그에 따른 등급으로 나뉜다”라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전문성·다양성 체계적 관리 ‘강점’
KB손해보험은 사외이사 구성에서 여러 분야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이사회 적정성을 위해 ‘보드 스킬 매트릭스(Board Skills Matrix)’를 구성, 개별 항목으로 ▲보험 ▲금융경영 ▲재무·회계 ▲법률·규제 ▲리스크관리 ▲기타(소비자보호와 IT 등) 등을 놓고 관리하고 있다.
현재 사외이사 4명도 각각의 경력과 전공에 따라 분야별로 배치됐다. 구체적 구성은 ▲조재호 이사 재무·회계와 리스크관리 ▲윤동춘 이사 법률·규제와 행정 ▲조영민 이사 보험과 의료서비스 ▲김수인 이사 금융경영과 재무·회계 등이다. 사외이사 경력도 금융당국부터 경찰청, 의료학계, 회계법인 등 출신을 다양하게 가져갔다.
사외이사 임기는 5년 제한이며 최소 인원수는 3명이다. 현재 사외이사 4명은 모두 이번 정기 주주총회까지가 임기 만료 기한이다. 아직 5년을 채우지 않아 재선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최근 5년 기준 사외이사 평균 재임 기간이 3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윤동춘 이사가 바뀌고 나머지는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주주총회는
KB금융(105560)에서 먼저하고 계열사는 3월 말쯤이나 돼서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아닌 구본욱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한 것도 특징이다. 국내 보험업 환경 변화에 적시 대응한다는 명분에서다. 대신 조재호 이사를 사외이사 대표인 선임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사외이사는 내부 규정에 따라 매년 실시되는 직무평가에서 본인 자체는 물론 상호 평가도 시행한다.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지난달에는 내부통제위원회를 만들어 이사회 내 위원회로 공식 편입했다. 내부통제위원회는 내부통제 기본 방침과 전략을 수립해 임직원이 관련 법규를 지키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내부통제위원회 설치는 금융당국이 은행과 금융지주사에 이어 보험사에도 책무구조도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연관된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임원의 직책에 따라 구체적 책무를 지정하고 문서로 만든 것을 뜻한다. 내부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방책의 일환이다.
금융당국 목표는 책무구조도 기반의 내부통제 관리 체계를 조기에 도입하는 것이다. 공식 제출일은 오는 7월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시범 운영을 결정하면서 보험사도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해 선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KB손해보험과 같은 금융지주 소속은 일반 보험사보다 더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험업권도 책무구조도 도입이 다가오면서 이번 주주총회에 앞서 내부통제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설치하고 있다”라며 “업권 전반적으로 지배구조 관리 책임과 필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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