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터 TK까지…범보수 대선주자 '7인7색'
TK·강성층 넘어 중도층 확장이 관건
이재명 대항마 이전 '보수 통합'부터
2025-03-06 18:28:35 2025-03-07 11:09:10
[뉴스토마토 김성은·이효진·이선재 기자] '대선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범보수 진영 잠룡들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각 주자들이 처해있는 정치적 상황과 타깃 지지층 공략법은 각기 다릅니다. 다만 전통적 지지층인 '집토끼'를 지키고, 중도층 '산토끼'를 끌어안아야 하는 과제는 같습니다. 결국 탄핵 정국을 거치며 쪼개진 보수 민심을 통합한 자만이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항마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한·오·안·이, 키워드는 '중도·수도권·청년'
 
6일 정치권 상황을 종합하면 여권 내 잠룡들은 사실상의 출사표를 던지며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연세대·고려대 등 8개 대학 총학생회 연합이 주최하는 '2025 대학생시국포럼'의 첫 강연자로 나섰습니다. 지난 2일 책을 출간한 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과 강연을 순회하며 연일 존재함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한 전 대표는 포럼에서 "계엄을 막으려 나서는 순간 속된 말로 '나는 엿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계엄 반대를 후회하지 않는다"며 극우 보수층과는 선을 그었습니다. 중도 확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마찬가지로 중도층 확대에 열을 올리는 이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이번에 리더가 되는 사람은 개헌을 통해 본인의 임기 단축을 약속하고 거기에 맞춰서 선거를 하겠다는 희생의 약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개헌에 소극적인 이 대표를 겨냥한 겁니다.
 
시정 운영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소위 '합리적 보수층'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시 성장(KOGA) 펀드' 등 벌써 구체적인 경제 비전을 내놓고 있는데요. 지난 4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규제 개혁과 성장 등 경제를 화두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대권주자들의 주요 이슈가 된 상속세 개편 논쟁과 관련해서는 △자녀공제액 인상·손자녀 공제 신설 △중산층 상속세 부담 면제 △육아교육 비용 증여 공제 신설 등을 해법으로 제안하는 등 경제 행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인사보다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안 의원은 지난 5일 부산을 방문해 "중도를 흡수할 수 있는 후보, 20~30대 청년층을 끌어올 수 있는 후보는 나"라며 본인의 확장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체성이 옅어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점은 안 의원의 단점인데요. 이를 의식해서인지 '탄핵 찬성파'임에도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한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의 과격한 발언에 대해 "감정이 격앙되면 그런 표현도 나올 수 있다"고 하는 등 '극우 눈치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대남(20대 남성)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코어 지지층 일부가 윤석열씨 탄핵 반대 세력으로 이동해 난감한 상황입니다. 새누리당·바른미래당·국민의힘·개혁신당 등을 거치며 쌓인 '불화' 이미지 탓에 보수층 지지 기반도 부실한데요. 이 의원은 첫 공개 대권행보로 '난임센터'를 선택해 자신의 기반인 2030 표심 사냥에 나섰습니다.
 
다만 여권 대선주자들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임기단축 개헌 카드를 남발하는 것과는 다른 노선을 타고 있습니다. 그는 "안티 이재명이 대선 어젠다일 수 없다"면서 "개헌이 아닌 정책을 놓고 이 대표와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단 왼쪽부터)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하단 왼쪽부터)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가나다 순).(사진=뉴시스)
 
보수 올드보이 김·홍, '강성층·TK' 구애…유, '경제통' 강조
 
이들이 중도층과 수도권 지역, 2030세대를 공략하고 있다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통적인 보수층에 지지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 진영 올드보이 중 다크호스로 떠오른 인물은 김 장관입니다. 그는 한국갤럽을 비롯한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수 인사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탄핵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 윤석열정부 또한 탄핵의 고비를 마주하면서 상실감이 컸던 보수 성향 지지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했습니다.
 
실제 김 장관은 지난달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이 무슨 큰 잘못을 했는가"라며 "가장 진보적인 분이 이승만 전 대통령, 박정희(전 대통령)보다 더 진보적인 분이 어디 있느냐"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강성 보수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중도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홍준표 시장은 '보수의 텃밭'과도 같은 대구·경북(TK) 지역에 진지를 구축한 상태입니다. 대구시장으로서 TK신공항 등 인프라 구축 사업을 이끌고 채무상환에 집중하며 대구 민심을 다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의 소신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밝혀 왔는데요. 지난달 "나는 늘 말하지만 정통 보수주의자"라며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글을 올렸고, 최근 한국 미래 100년 기초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은 '제7공화국 선진대국 시대를 연다' 등 두권의 책 발간을 알렸습니다.
 
원외 인사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 인터뷰, 방송 출연 등으로 공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의 대표 '경제통' 정치인입니다. 국민연금 고갈 우려 등 전문 분야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죠. 유 전 의원은 대구에서 내리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이지만 박근혜정부 당시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은 최대 취약점으로 꼽힙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재명 35%' 대 '범보수 24%'…"힘 합쳐야 승산"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진행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를 보면, 범보수 진영 인사 선호도는 24%입니다. 이 대표의 선호도(35%)와 격차가 큽니다. 보수 대권 주자로 여겨지는 7명의 선호도를 뜯어보면 김 장관이 10%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나머지 인사는 4% 또는 1% 지지율을 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윤석열정부의 12.3 비상계엄이 탄핵 국면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조기 대선 시 보수 진영은 불리한 위치에 자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보수 지지자들은 탄핵 찬반 여부로 갈라졌고, 강성 보수층의 과격한 언행과 정치인들의 극우화 발언 등은 보수 통합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보수 세력은 힘을 합쳐야 정권 재창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라며 "강성 지지층부터 중도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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