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맨' 트럼프 폭주…시작은 '감세'
감세 위한 관세…수지타산 '미지수'
2025-03-05 18:08:45 2025-03-06 10:55:07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전례 없는 관세 전쟁의 이면엔 '감세 전쟁'이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외 생산 땐 관세 폭탄을, 자국 생산 땐 면세 조치를 주겠다"며 상대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고 있는데요. 2기 때 더 독해진 '매드맨'(미치광이) 전략의 끝엔 대규모 감세에 따른 세수 펑크를 '관세'와 '대미 투자'로 메우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트럼프에 힘 싣는 공화당…"10년간 4.5조달러 감세"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에서 '관세'와 '감세'를 동시에 언급했습니다. "관세 부과를 공언한 이후, 소프트뱅크·오라클·애플·TSMC 등 거대 기업의 대미 투자가 1조7000억달러에 달한다"고 예찬했는데요. 
 
그는 "미국 내 모든 제조업에 대한 세금을 감면하겠다"며 "소득세 감면과 팁·초과근무·사회보장혜택 등에 대한 면세를 추진하겠다. 자동차 대출 이자도 세금공제 대상이 되길 원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사상 가장 경제적인 계획을 전달하기 위한 다음 단계는 의회에서 감세를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나는 그들(민주당 의원들)을 믿는다. 그들은 분명히 찬성할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연방 하원은 '대규모 감세·지출 삭감·부채한도 증액'을 골자로 한 예산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올해 말 만료되는 트럼프 1기 감세법(TCJA)의 효력을 연장·확대하는 내용인데요. 'TCJA 영구화'를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에, 공화당이 힘을 실어준 겁니다.
 
감세 규모는 향후 10년간 최대 4조5000억달러(약 6555조원)로 설정했습니다. 예산 결의안은 세입·세출의 전체 규모와 대략적인 분야 등 큰 틀만 설정하는 일종의 지침인데요. 상원이 하원 결의안을 수정해 표결에 부칠 방침인데, 공화당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상태입니다.
 
지난 2017년 TCJA는 한마디로 '법인세 감세'입니다. 중산층 감세 조치도 여럿 포함돼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세 경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당시 최고 35%였던 법인세율을 21%로 낮췄는데, 법인세율 인하는 지난 1986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후 31년 만이었습니다. 이 외에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은 37%로 내렸고, 자녀 세액공제·상속세 비과세 규모도 각 2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당시 감세 효과는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로 추정됐는데, 이 가운데 1조달러가량이 법인세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의회 합동회의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2차 TSMC '시동'…감세 위해 정부기관 '매각'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은 연방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0%로 낮추고, 미국 내 제조 기업은 15%까지 추가 인하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재정적자 우려가 깊고, 민주당 반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 기업에 혜택을 주는 감세 정책을 우선 추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각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통해 세수가 확보되면, 자국의 소득세를 폐지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소득세를 인하·폐지하는 대신 관세 수입으로 벌충하는 방안을 거론했는데요. 세수 펑크를 관세로 메우겠다는 구상은 '진심'인 셈입니다. 
 
미국 정부가 국책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보증기관인 '패니 메'와 '프레디 맥'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불필요한 정부 부처와 인원을 구조조정하고, 연간 2조달러를 절감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증세 없이 관세·민영화·대미 투자 등으로 세수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목표는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TCJA를 연장할 경우 10년간 4조달러(약 5751조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는데, 보편관세를 통해선 10년간 1조9000억 달러(2731조원)를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회계연도 미국의 재정 적자가 1조9000억달러(2730조원)로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6.6%에 달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전쟁이나 경제 위기가 아닌데, 적자 비율이 지난 50년 평균인 3.8%를 크게 상회하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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