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계' 없는 오세훈…조직 확대 '전전긍긍'
윤석열 탄핵 정국서 적극적 세력화 난항…"판 열려야 조직 준비될 것"
오세훈 5일 핀테크 사업가들 만나…'산업계 청년' 조직 준비 해석 나와
2025-03-05 15:10:59 2025-03-05 15:28:1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조기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향후 대권 도전을 위한 조직 확대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오세훈계'라고 할 만한 현역 의원이나 인사가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 당내 경선에 동원할 조직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청년 사업가 등 시정을 수행하는 동안에 접한 사람들에게 기대를 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오 시장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핀테크랩에서 열린 '핀테크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서울핀테크랩에서 열린 핀테크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이를 두고 서울시 내부에서는 오 시장이 정치적으로 뜻이 맞는 사람을 찾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이 나왔습니다.
 
'오 시장이 청년 단체·조직을 규합하거나 사전 접촉하느냐'는 <뉴스토마토> 질의에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은 5일 핀테크 (행사에) 갔듯이 산업군에서 선두에 있는 젋은 분들을 꾸준히 만나왔다"며 "인위적인 조직이나 당 조직보다 인사이트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워낙 다양한 분야에 있는 청년을 시정하면서 만나고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도 꽤나 많은 네트워크가 있다. 특히 산업계 쪽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서 뜻이 맞고 같이 가는 분들이 나중에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대학 총학생회를 규합해서 '여기는 우리 쪽' 이렇게 편을 만든 건 요즘 선거 경향이 아니다"이라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은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입니다. 보수층이나 여당 지지층 중 상당수는 윤석열씨 파면으로 인해 조기 대선이 열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조기 대선을 위한 조직 동원을 내놓고 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당내가 아닌 조직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오 시장과 가까운 현역 의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현역 의원 중 오세훈계라고 할 만한 의원들은 손에 꼽히는 편입니다. 오 시장이 민선 4·5기 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부시장이었던 권영진·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정도가 오 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권 의원은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 당선을 돕고 정무부시장으로 일했습니다. 조 의원도 오 시장 체제 때인 2008년 여성가족정책관, 2010년 정무부시장을 지낸 바 있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달 12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개헌 토론회를 주최, '분권형 개헌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가 비전 제시에 시동을 건 바 있었습니다. 당시 토론회엔 국민의힘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비롯해 48명의 현역 의원들이 참석했으나, 아직 이들을 오세훈계와 연결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상시나 일반적인 대선 같았으면 원내 조직과 원외 조직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게 필요할 수 있겠다"면서도 "지금은 그런 걸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만약 판이 열리고 레이스가 시작되게 되면 그때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지 지금은 인위적으로 '누구를 우리 사람이다'(라는) 것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특정한 계파를 만들지도 않고, 그런 데 능하지도 않다"며 "전반적으로 두루두루 가깝고 소통하는 분(의원)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 4일 오 시장은 정치부 기자들이 포함된 '오세훈 서울시장 소통방'을 개설했습니다. 대선에 대비하는 용도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간담회 참석 후 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소통방 개설에 대해 "미리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는 건 인간사 모든 경우에 다 적용될 수 있는 보편 원칙"이라며 "마음의 정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과는 별개의 일로 이해해달라"고 했습니다.
 
여당 지지층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습니다. 오 시장은 "(윤씨가) 구속 상태는 면한 상태에서 재판이 이뤄져야 객관적 재판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나 한다"며 "이제는 헌법재판소를 통해 어느 정도 증거, 증언이 확보된 상태고 도주 우려가 없단 것은 온 국민이 상식선에서 인정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자국우선주의가 트럼프 신정부 출범 뒤 본격 나타나기 시작해 관세정책 등에서 한국이 이 파고를 어떻게 헤쳐갈지 국민 걱정이 크다"며 "그런 점을 감안하면 한덕수 국무총리 업무 복귀가 매우 긴요해 조속한 복귀가 가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전투표 폐지론에 대해서는 "분명 사전투표 효용성, 운영 과정의 부실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됐고 저도 문제제기한 바 있어 여러 장단점이 있음에도 사흘 연속 투표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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